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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전수전 공중전 비교 안 될 ‘우주전’

한국우주항공청 앞 산적한 숙제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20 2024 11:10 AM

전파교란 대항 기술 등 개발 필요 우방국과 협력으로 위협 대응해야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국가 안보에서도 우주자산에 대한 경쟁과 위협 또한 증대되고 있다. 미중을 중심으로 우주경쟁이 강화되고 있고, 우주 잔해물에 의한 지상 충돌 가능성 또한 증가되고 있다. 우주항공청 발족을 계기로 이에 대한 총괄적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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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 톈허(天和)에 장착된 길이 10m 로봇 팔. 자료=중국국가항천국

 

우주 자산 경쟁 현황

 

지상, 해상, 공중을 포함한 인류의 활동 공간 중 국제질서가 확립되지 않은 영역이 두 군데가 있다. 사이버와 우주공간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사이버보다는 우주가 본격적 다툼의 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이버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임에 비해 우주는 물리적 공간으로 자국의 이익이 실체화되어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만큼 우주 공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첨예하다는 의미이다.

이 분야 1등은 미국이다. 2019년 우주군을 공식 창설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우주 기술과 최강의 우주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달 탐사나 화성 탐사를 목적으로 하는 기술개발과 수단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2022년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우주군사령부 창설 등 우주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2045년까지 우주 최강국이 되겠다며 ‘우주 굴기’를 내세우고 있는 중국의 도전도 만만찮다. 이미 독자적 항법위성인 35기의 ‘베이더우(北斗)’를 운영하고 있고, 다수의 우주 발사체 및 위성 요격 무기체계 능력 등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달 후면 탐사의 추진과 우주정거장 ‘톈궁’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15년 우주 안보 능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우주^전자^사이버전을 통합한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하였다.

러시아 또한 현재 170기 정도에 불과한 위성을 2030년까지 1,000기 이상 궤도에 올려 운영할 계획이다. 우주력 활용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2015년 공군과 우주군을 항공우주군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24기의 항법위성 체계인 글로나스(GLONASS)를 운영하여 정밀공격 및 지휘통제 능력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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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위성요격 미사일 누돌(Nudol)

 

일본은 2008년에 ‘우주 기본법’을 제정하였고, 2021년 ‘우주 기본계획’ 확정을 통해 안보 목적의 우주 개발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를 근거로 향후 정찰위성을 10기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우주작전군(群)을 발족했고, 2023년부터 야마구치현에 6기의 우주 감시 레이더 배치 등 우주상황인식망을 확대 구축하고 있다. 항공우주자위대 예하 ‘우주작전群’은 타국 위성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본질적인 목적 외에 우주 잔해물 등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감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북한은 세 차례의 시도 끝에 만리경-1호를 궤도상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카메라의 해상도는 1~5m(가로, 세로 1~5m 크기의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표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러시아 지원을 받아 고해상도의 정찰위성을 올릴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북한이 향후 다수의 고해상도 정찰위성을 운용할 경우 한반도 재방문 주기를 몇 시간 정도로 당겨 미 전략자산과 우리 군의 동향을 염탐할 수 있다. 김정은이 ‘국방력 발전 5대 핵심 과업’ 중의 하나로 정찰위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주 위협 무기의 실전화 가능성

주요국의 우주 자산에 방어체계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위성체계 공격(ASAT), 위성과 지상통제소의 통신을 방해하는 재밍, 상대국 위성정보를 절취·변조하는 사이버 공격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주 위협에 대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쟁 초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아셋(Viasset) 위성, 유럽의 센티널 위성에 대해 전파교란, GPS 재밍으로 서방의 전쟁 수행 능력을 크게 감소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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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위협 무기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2006년 지상 레이저로 미 정찰위성 센서를 마비시킨 데 이어 2007년 미사일로 자국의 노후 기상위성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서방이 중국의 우주 기술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중용도 기술이다. 중국이 위성 유지·보수, 우주 쓰레기 청소 명목으로 쏘아 올린 발사체들에는 이중용도 기능이 탑재(시지엔 17호·로봇 팔, 시지엔 21호·위성 견인)되어 있다. 이 위성들은 명목상 우주 파편들을 청소하는 것이나, 상대국 위성을 포획하는 등 이중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상대국 위성을 겨냥한 지상 레이저 요격 시스템의 배치를 앞두고 있으며, 군사훈련에 위성통신 GPS 재밍 작전을 상시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 미사일에서 가짜 신호를 송출해 상대국의 전파망을 교란하는 ‘유령 우주 공격’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물리적 요격무기와 더불어 전자무기, 레이저를 이용한 재밍,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스푸핑 등의 기술을 통해 상대국의 우주 자산을 위협하고 있다. 2021년 지상 발사 위성 요격미사일인 누돌(Nudol)을 이용하여 자국의 폐위성인 코스모스 1408을 파괴하였다. 지상 기반 레이저 시스템인 칼리나(Kalina)는 타국 위성의 기능 정지(dazzling) 또는 손상(blinding)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외에도 GPS 재밍과 SAR 레이더 재밍 등을 위한 전자기파 무기로 Krasu 이동형 전자전 시스템을 실전배치하고 있다. 더불어 통신 링크의 혼선 유발이나 가짜 신호를 동원한 간섭, 데이터 탈취, 위성 해킹 등의 사이버 공격 능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위성 요격과 랑데부 근접 작전을 수행할 역량이 없기 때문에 위성에 대한 물리적 공격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GPS 재밍 능력과 우주 자산에 대한 사이버 공격 역량은 심각한 위협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2016년에 다수의 우리 민항기가 북한의 GPS 공격에 피해를 당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은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 발사 중 인도우주연구소를 해킹한 사례도 있다.

한편, 주변국들의 우주 위협과 더불어 민간 우주 활동의 급증에 따라 우주 쓰레기에 의한 위성 충돌이나 지상 추락 등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지상으로 추락한 우주 쓰레기는 2020년 422개, 2021년 534개, 2022년 2,444개로 매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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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비 방향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정찰, 항법, 통신 위성 등이 적국의 탄도미사일이나 사이버 공격 등에 의해 순식간에 무력화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우주 잔해물 추락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주항공청의 발족을 계기로 다음 사항들을 중심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아직 우주 안보와 우주 산업을 총괄적으로 관리할 국가 차원의 우주안보전략이 부재한 상태이다. ‘국가우주안보전략’ 수립을 통해 ‘국방우주전략’, ‘국가사이버안보전략’, ‘우주개발진흥계획’ 등과 연계성을 강화하여 우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주 공간을 통합방위의 개념에 포함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법률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더불어 우주 안보 활동에 관련된 정부 각 부처의 명확한 역할 및 기능도 정립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주 상황 인식 및 우주·사이버 보안 강화, 레이저나 항(抗)재밍 등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우주 위협의 조기 탐지를 위한 우주 상황 인식의 강화는 필수적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위성 설계 단계부터 △전파교란(위성 신호 암호화) △레이저 공격에 대한 보호(운용 주파수 보안 및 다중 필터) △극초단파 공격 대책(정밀 부품 적용) 등 ASAT 위협에 대한 보호 수단의 반영이 요구된다.

셋째, 우주 자산 보호 및 ‘우주 회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AI(자동화 기술), 차세대 통신 기술(5·6G), 양자 기술(암호보안), 빅데이터(자료 분석) 등 핵심기술의 적용 노력이 요구된다. 미국은 AI 기술을 응용한 ‘자율 운행’ 능력을 위성에 적용하여 궤도상 우주 쓰레기로 인한 충돌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물론 한화시스템, LIG 넥스원, 쎄트렉아이 등 국내 유수의 우주 관련 산업체들과의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다.

넷째, 북한 등으로부터 우리의 우주 자산 보호를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우방국들과의 양다자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GPS 재밍, EMP 위협, 지상 우주시스템에 대한 해킹 공격 등 우주 위협 대응과 우주 잔해물 추락에 대한 공동 감시 추적 등이 필요하다. 2022년 창설된 한국 공군의 ‘우주작전대대’와 주한미군 ‘미 우주군’의 창설을 계기로 ‘한미 우주통합팀’의 역할 강화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성훈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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