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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도전하는 피겨 유망주
해밀턴 미셸 리, 3년 공백 후 출전한 대회서 1등
- 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
- Mar 05 2024 04:40 PM
"2026년 동계올림픽 메달 따는 게 꿈"
해밀턴에 거주하는 한인 여학생이 최근 열린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이 결과가 놀라운 것은 수년 간 피겨 연습을 중단한 선수가 다시 연습을 시작한 지 1개월만에 거둔 성적이기 때문이다.
피겨 스케이팅 캐나다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해밀턴의 피겨 유망주 미셸 리(16)양.
촉박한 시간으로 스케이팅 곡조차 못 정해 코치는 물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이 한인 선수는 보란듯이 이뤄냈다.
빙상에서는 한없는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느낀다는 피겨 신동.
작은 체구이지만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가진 미셸 리(16·이하늘)의 기적과 같은 스토리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4살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탔다.
엄마 이윤주씨는 "미셸보다 1분 일찍 태어난 쌍둥이 언니가 몸에 균형을 키우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사 권유로 스케이트를 같이 배웠는데 첫 수업부터 미셸이 예사롭지 않은 몸동작을 선보여 코치가 먼저 개인교습을 제안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운명과도 같은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매일 새벽 6시 훈련을 시작하고 학교 수업 후 아이스링크에 가기를 반복해도 행복에 겨운 웃음을 잃지 않던 아이는 실력도 일취월장을 거듭했다.
12살이던 2020년 캐나다 대회에서 처음 은메달을 딴 뒤, 그 해 열린 전국 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6위에 올라 최연소 주니어국가대표팀(Skate Canada NEXTGEN)에 합류했다.
얼마 후 개최된 독일 국제대회에선 캐나다 대표로 나서 2위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공부도 최상위권이었던 미셸은 고등학교 진학 후 학업과 스케이트 사이에서 심각히 고민하다 그토록 좋아하던 운동을 멈추기로 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스케이트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졌다.
엄마 이씨는 "작년 8월에 미셸이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 나 스케이트 다시 하면 안돼? 너무 하고 싶어 견딜 수 없어'라고 말했을 때 아이의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날 바로 아이 손을 붙잡고 아이스링크로 달려갔다"고 힘겹게 말했다.
코치는 미셸이 다시 스케이팅을 시작한 것을 기뻐하면서도 "전국대회에 나갈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지역대회가 10월 한번 밖에 남지 않았다"며 "3년 동안 스케이트를 전혀 타지 않았으니 선수들과 경쟁이 어려워 다음 기회에 출전하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듯, 미셸의 고집으로 온주 배리에서 열린 옥토버페스트(S. O. Seasonal series Octoberfest) 대회에 일단 등록했다.
이 대회만을 위해 수년 간 연습을 반복한 경쟁자들 속에서 미셸은 안무가를 섭외할 시간도 없어 트리플 점프만 연습한 채 대회에 참가했고, 기적적으로 1등을 차지했다.
이후 온타리오 챔피언십 은메달을 거쳐 작년 12월 위니펙에서 열린 1차 전국 대회에선 최종 6위를 기록, 전국의 탑 18명의 스케이터들이 겨루는 출전권까지 따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올해 1월 열린 캘거리 대회에선 18명의 최상위권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최종 8위에 올랐다.
피겨 스케이팅을 다시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전국 10위 안에 드는 성적을 낸 것이다.
캐나다 최초 트리플 악셀을 랜딩하는 여자 스케이터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얼음판 위에서 연기를 할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좋다"며 "피겨가 왜 좋은지 모르겠다. 엄마 아빠를 보는 것처럼 그냥 좋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셸의 아버지는 맥매스터대 물리학과 교수로 2007년 미국서 해밀턴으로 이주했다.
그해 해밀턴에서 태어난 미셸은 "캐나다 전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갈 때마다 엄마가 준비한 한식을 먹으면 힘이 난다"며 "피겨는 어려운 기술을 해냈을 때 너무 기쁘다. 2026년 이탈리아 동계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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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