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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김외숙의 문학카페


Updated -- Mar 16 2024 01:27 PM
  • 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
  • Mar 14 2024 09:26 AM


-짧은 소설-

그것은, 관계에 대한 내 최종의 생각이었다.

더 많을 우리 앞의 시간을 나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삶에서 누린 눈부시던 시간이 결코 짧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내가 터널 속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만하려고요.” 그러나, 마주하고 이별을 말하는 것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어서 내 입은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가 여상 하게 날 보았다. “나, 그만하려고요.” 그가 알아듣지 못했다고 여긴 내가 한 번 더 그 말을 한 그때서야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날 바라보았다. 그 눈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니, 하는 것도 같았지만 적어도 말 없는 표정으로는 전혀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날 바라보기만 할 뿐 여전히 말이 없었으므로 내 눈에 그는 담담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별의 말 앞에서 저토록 담담할 수 있는 그가 몹시 낯설었다. 그도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음이 분명했고 그것은 몹시 씁쓸하게 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라고 나 같은 생각을 하지 말란 법도 없었다.

시간적으로 내가 먼저 말을 했을 뿐, 나처럼 그도 어쩌면 최종의 한 마디를 위해 오래 고심했을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그의 표정은 나의 일방적인 이별 고백을 덜 미안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스크린샷 2024-03-14 오전 10.22.45.png

게티이미지뱅크.

 

 

‘함께’는 우리 시작의 조건이었다. ‘아무도 우리처럼 사랑할 수는 없을 거야.’ 그것은 감미로운 고백이었고 희열이었다. 그와 나는 눈만 뜨면 함께였고 밤에도 함께였다. 그는 늘 나 가까이 있었고 나 또한 그가 부르면 대답할 거리에 있었다. 서로 알게 된 이래로 우리는 서로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함께’는 우리의 존재 이유였다.

그런데 어느 날, 사람을 통해 나는 만남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함께’의 다른 방식으로, 그와 나처럼 늘 나란히 하는 관계가 아닌, 떨어져 있다가 어떤 식으로든 둘이 하나가 되는 방법이었는데 내 마음을 몹시 설레게 했다. 다가가 손잡으면서 하나가 되고, 안아주면서 더 깊은 하나가 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만남의 방법이었고 그것은 내 눈에 사랑의 극치였다. 그렇게 만날 수만 있다면, 아무리 깊은 그리움일지라도 외려 감미로울 것 같았다.

그때부터 나는, 늘 함께하였음에도 우리가 손을 잡은 적 없고 잡을 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결코 서로를 안을 수 없다는 사실도 너무나 슬프게 인식해야 했다. 그 사실은 말할 수 없는 상실감을 안겼는데 늘 곁에 있었음에도 그리움에 시달리게 했고 그것은 못 견딜 갈증이었다.

나는, 사람들처럼 먼눈으로 알아보고 기꺼움에 서로를 향해 뛰어가 손잡고 안아보는 그 관계를 갈망했고, 그러나 그와 나 사이엔 나란히 하되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지엄한 조건의 운명이 놓여 있었다. 이미 사람의 만남 방법을 알아버린 내게 그것은 너무나 큰 형벌이었다.

 

하여, 함께는 허용하되 경계가 분명한 관계, 늘 평행해야 하는 그 가혹한 조건의 운명을 나는 결별로써 거부하려는 것이다. 나는, 사랑을 사랑답게 하고 싶었다.

오래 침묵하던 그가 고개 돌려 날 깊이 바라보았다. 나도 그를 마주 바라보았다. 그는, 우리 사이에 허용되지 않은 모든 행위를 깊은 눈으로 다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를 안고 싶을 때마다 사람들 이별을 생각해.” 그가 말했다. 그도 사람의 사랑 방법을 알고 있었다. 비록 늘 바라보기만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슬픈 이별 같은 건 하지 않아도 되잖아, 하고 자신을 달래고 또 날 달래는 말 같았다. 그래도 바라보기만 해야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나는 투정하고 싶었다. 그래서 차라리 안보는 편이 낫겠다고 어깃장을 부리려는데 그가 애절하게, 그리고 단호히 말했다.

“너 없으면...나도 없어.”

“....”

할 말을 입 가득 물고 있었음에도 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말 대신 오직, 금지된 것만 하고 싶었다, 내 품 깊이 그를 안는 일이었다. 

 

20240112-07011757.jpeg
김외숙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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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원 기자 (press2@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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