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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주간한국

만원 짜리 사과? 더한 것도 온다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r 27 2024 05:06 PM

기후위기는 식료품 가격 급등 부를 것


한국의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아우성이다. 사과 한 알에 1만원이라니 입을 다물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파 한단이 875원에 팔고 있어 합리적 가격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대통령의 말이 또다른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한단에 875원이면 소비자는 좋지만 농민은 어쩌라는 말인가? 게다가 실제 일반 매장에서 실제 판매되는 가격이 3-4천원이 넘어 가는 게 일반적 이라는데.

 

기후와 농산물.png

기후 변화는 농산물 생산에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것이 학술적으로 입증됐다. Sadcha Somkhuan / Alamy Stock Photo 

 

 

농산물을 소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싼 가격이 좋지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게 문제다. 공장식 물건 생산과 달리 농산물은 수요가 는다고 생산을 늘리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더 좋은 농법과 유전자 조작기술, 농약과 비료의 투입으로 어느정도 생산량을 늘릴 수는 있지만 단위 면적당 생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후변화는 농산물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진다. 지난 1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겨우 1.5도가 오른 첫 해를 지나 온타리오의 기온 변화는 그야말로 예측 불허의 상태를 맞고 있다. 겨우 내내 눈이 별로 내리지 않았고 추위도 예년 같지 않음을 굳이 데이터를 들여다 보지 않아도 느낄 만큼 달라졌다. 보통 꽁꽁 얼어 있어야 할 토론토의 2, 3월에 10도 이상의 온도가 여러 차례 나타났다. 낙엽더미 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곤충이 서둘러 깨어나고 식물들도 새싹을 밀어 올릴 채비를 했다. 그런데 갑작스런 예년 기온 회복이 지난 주 이어지며 생태계는 큰 혼란을 겪었다. 세계 최대의 메이플 시럽 생산지인 퀘벡과 온타리오에서는 단풍나무가 수액을 제대로 올리지 않아 생산에 큰 타격을 입어 재고가 바닥날 지경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다행히 생활 필수품까지는 아니어서 가격이 오르면 먹지 않거나 꿀이나 설탕으로 대체해도 되긴 하지만 다른 품목 역시 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공장식 농업이 도입돼 생산량을 큰 폭으로 증가 시키기도 했다. 씨앗 발아 단계부터 적정 온도와 습도를 맞춰 발아율을 높이고 싹이 튼 다음부터는 적정한 영양액을 뿌리에 흘려주고 성장에 가장 적절한 빛을 비춰서 실제 땅에 재배하는 것보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늘 뿐 아니라 생산 단가도 낮춰지고 생산량도 수요에 따라 조절이 되는 공장식 농업이다. 기후변화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아 전기, 영양액 등 필수품들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면 식량문제를 헤쳐 나갈 새로운 농법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이런 공장식 농법은 샐러드용 야채가 주 품목이다. 우리의 주식인 밀과 쌀, 감자, 옥수수 등은 절대적으로 흙이 필요하고 넓은 경작지가 필요하며 긴 시간이 걸려야 수확이 되는 품목이다. 공장식 수경재배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전세계인의 주식은 기후위기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3월 21일 네이처 지에 발표된 독일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의 맥시밀리안 코츠 박사 등의 논문에 따르면 기후위기가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고 한다. 탄소를 적게 배출해서 기후위기에 잘 대처한다 해도 연간 0.92% 포인트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많이 배출할 경우 3.23% 포인트까지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자들은 전세계 소비자 물가지수에 대한27,000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사용하여 기후 조건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 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의 압력은 저소득 국가와 고소득 국가 모두에게서 나타나며  열대지방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겪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또 2022년 유럽을 강타한 극심한 더위가 유럽 대륙의 식량 인플레이션을 0.93% 포인트까지 상승시켰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평균 증가율은 피부로 느낄 만큼 큰 숫자는 아니지만 실제로 날씨 변화에 타격을 많이 받는 작물이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르며 평균 물가 인상률을 끌어 올리기 때문에 사과 1알에 1만원 이상이 나타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될 것이다.

오타와 연방의회는 지난 21일 보수당 주도로 자유당의 탄소세 인상 계획을 이유로 정부 불신임 투표를 시도 했으나 NDP와 퀘벡블록당의 지지로 위기를 넘겼다. 당장 소비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당근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시도하지 않을 경우 식료품 가격 상승은 이제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것이다. 

 

정필립.jpg

www.koreatimes.net/주간한국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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