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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손가락 순차적 움직임 어떻게 표현하나
한양대 김성신 교수 웨스턴대서 뇌 연구
- 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
- Apr 23 2024 03:18 PM
세계적인 석학 디트리센 교수와 함께
한국의 대학교에서 뇌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40대 교수가 캐나다에서 뇌과학 분야 유명한 석학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웨스턴대학교에서 약 20명의 한인 지원자들과 뇌의 변화를 관찰하는 1차 실험을 한 그는 한국과 캐나다의 뇌과학 수준과 관련산업의 전망,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일상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김성신(오른쪽) 한양대 교수가 온주 런던 웨스턴대학에서 디트리센 교수와 뇌 관련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김 교수 제공
한양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학과의 김성신(45)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9월 임용됐는데 3년이 지나면 6개월의 안식년을 가질 기회가 생겨 작년 12월 가족과 함께 캐나다에 왔다"며 "온타리오주 런던으로 온 이유는 뇌과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디트리센(Diedrichsen) 교수가 웨스턴대학교에 계시기 때문이다. 공동연구를 요청한 나를 교수님께서 흔쾌히 받아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손가락의 순차적인 움직임을 뇌가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디트리센 교수와 공동 연구 중이다.
최근 이 연구를 위해 모인 한인 지원자들은 한 명씩 자기공명영상(MRI) 기기 안에 들어가 소형 피아노를 치는 과제를 수행했다. 간단한 행동 속에서 일어나는 뇌 활동의 변화를 영상으로 촬영하기 위해서다.
뇌 과학에 대해 그는 '인류가 밝히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학문'이라고 진단하며 '뇌 연구를 활용한 관련산업이 급속하게 팽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류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한 질병 중엔 치매, 뇌졸중, 파킨슨, 우울증, 자폐 같은 뇌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는 그는 "최근 제 연구실과 삼성병원이 공동연구를 통해 초기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3년 동안 수행한 '뇌자극 치료의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뇌과학이 새로운 의료산업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류의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 인공지능(AI) 역시 뇌과학 연구가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통해서 인간의 뇌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처리 과정을 해독하고 이를 산업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다. 향후 몇 십년에 이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인류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나’ 라는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얻는 데에도 뇌과학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전세계의 철학자들이 뇌과학의 최근 연구들을 기반으로 인간의 정체성과 의식의 본질에 대한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캐나다와 한국의 뇌과학 수준에 대해 그는 "뇌과학과 같은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캐나다가 많이 앞서 있다. 이것이 내가 안식년에 쉬지 않고 캐나다를 찾은 이유"라며 "다만 세계적으로 유망한 한인 과학자들이 여러 명 있기 때문에 젊은 한국인 과학자들의 활약으로 조만간 뇌과학 분야에서 캐나다 못지 않는 수준 높은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원 신분으로 여러 국가에 머물렀던 김 교수는 "시애틀, LA, 시카고와 일본 교토, 독일 튀빙엔 등에서 체류한 적이 있는데 시카고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할 때 인간의 뇌를 전자기적으로 직접 자극해 뇌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경두개자기자극법을 배운 것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캐나다는 이번에 처음 왔는데 숨쉬는 것 자체가 행복할 정도로 공기가 너무 상쾌하다. 개인적으로 기관지가 좋지 않아 한국에서는 매일 미세먼지 앱을 보며 외출을 걱정했었다. 캐나다에선 드넓은 땅과 호수, 공원을 마음놓고 돌아다니면서 한국서 꿈만 꿨던 삶을 실제로 체험해 굉장히 기쁘다"고 밝게 웃었다.
"특히 감사한 것은 7살 아들이 언어 때문에 학교에 잘 적응할지가 걱정이었는데 4달도 채 안돼 한국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을 할 정도로 이곳 생활을 즐기고 있다."
7월 말 한국으로 돌아가는 김 교수는 캐나다로의 재방문에 대해 "딕트리센 교수와 공동연구를 지속한다면 여름 또는 겨울 방학 때 종종 방문할 것"이라며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아준 런던 교민들에게도 깊이 감사드린다. 한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따뜻한 정(情)'을 이곳에서 느끼는 귀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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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욱 기자 (press1@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