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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미술잔치에 부쳐
심사평-정선미(캐나다한인미술가협회 회장)
- 캐나다 한국일보 (editorial@koreatimes.net)
- Jun 14 2024 05:32 PM
<심사평>
정선미 | 캐나다한인미술가협회 회장
미술대회도 분명히 이겨야 좋은 경쟁의 행사이다. 그럼에도 그날의 대회장은 자연과 함께하는 향연의 장소였다. 어린이들은 가족들의 도란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자연의 색으로 화지를 채워나갔다. 이것은 그들의 일기장에 남는 정겨운 그림과도 같은 것이리라. 그 안락함 속에서 그린 작품에 대해 '심사평'이라는 것이 걸맞는 말일까?
유년부에서 고등부에 이르는 연령대가 함께 모여, 서너 시간동안 그려낸 그림을 보는 것은 여간 신비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우선 유치/유년부의 작품은 즉흥적인 색의 선택과 손의 움직임으로 주로 신나는 감정 표현에 주력했다. 그러나 초등부부터는 그림의 내용과 자기 표현에 다양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도드라진 점은, 틀에 박힌 형식에 무게를 두는 작품들과 독창력으로 자아를 과감하게 표현하려는 작품들의 상반성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중등부에서는 어느 부문보다도 진정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다. 사물에 대한 진중한 개인적 해석이 담겨 있고, 그림을 통한 자신의 감정 승화가 엿보여 심사를 하는 동안 새삼 힘을 솟게 만들었다. 고등부에서는 구도와 기법, 그리고 완성도를 높이며 자신의 개성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창의성에 심사의 중점을 두었다. 아쉽게도 고등부의 낮은 참가율로 더 많은 우수작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던 점이 안타깝다.
끝으로, 이 미술대회가 '마음의 화폭 안에 그날의 자연을 품어보는 시간'이 되고 아이들에게 색 바라지 않는 기억으로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
본보 프레스룸에서 캐나다한인미술가협회 작가들이 학생들의 작품을 심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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