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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사고 운전자 구속영장 검토"
40년 경력 버스기사로 밝혀져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editorial@koreatimes.net)
- Jul 02 2024 08:45 AM
처남 칠순잔치 참석 후 사고
【서울】 지난 1일 9명의 사망자를 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60대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 운전자는 현재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견인차가 전날 저녁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를 낸 차량을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2일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향후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면서 "사건을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갈비뼈 골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다.
정 과장은 "가해자가 갈비뼈 골절이 있어서 말을 하기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의사 소견을 듣고 경찰서로 부르든지 병원을 방문 조사하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에 동승했던 A씨 아내가 사고 직후 주변에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급발진의 근거는 현재까지는 피의자 측 진술뿐이고 급발진이라고 해도 적용 혐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추가 확인을 위해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비를 피해 사고 차량에 가림막을 씌운 상태로 국과수로 이동시켰다. 국과수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에는 통상적으로 1∼2개월이 소요된다.
경찰은 사건관계인과 목격자 진술,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가해 차량의 동선을 재구성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A씨 부부는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A씨 처남(아내 친오빠)의 칠순잔치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가 탄 제네시스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한화빌딩 뒤편의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역주행하다가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BMW, 소나타 차량을 추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의 교통섬에 이르러서야 차량이 멈춰 섰다.
전날 사고 직후 BMW와 소나타 차량을 먼저 추돌한 뒤 행인을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로 확인한 사실과 A씨, 목격자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아직 A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량이 질주한 거리와 제네시스의 가속 성능, 인명 피해 등을 고려하면 충격 당시 속도가 시속 100㎞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행인이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빠른 속도로 차량이 질주하는 모습이 나온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을 토대로 A씨가 사고 전후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 차량 속도 등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브레이크 작동 여부는 운전미숙 또는 급발진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데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A씨가 도주를 시도하지는 않았으며, 음주 측정과 마약 간이검사를 한 결과 음주나 마약 흔적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추가 조사를 위해 채혈을 했다고 전했다.
가해자 A씨는 경기도 소재의 한 여객운송업체에 소속된 버스기사로 확인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우리회사 기사가 맞다"며 "촉탁직으로 1년 4개월 정도 일했고,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데 사고가 난 어제는 쉬는 날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사고 직후 부상자는 운전자를 포함해 4명으로 집계됐으나 A씨가 들이받은 BMW, 소나타 차량 운전자 2명이 추후 경상자로 추가되면서 사상자는 사망 9명, 부상 6명 등 총 15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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