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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리노베이션 그 경이로움과 만나다<1>
상하수도 이야기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10 2024 05:12 PM
캐나다에서 단독주택에 산다는 것은 나만의 작은 세계를 가질 수 있다는 꿈의 실현임과 동시에 그 세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무게감이기도 했다.
또 다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수리해야 할 곳이 꽤 많은 집을 새로운 거처로 선택해버린 것이다. 벌써 캐나다에서만 네 번째 집 수리이다. 처음엔 간단한 마루를 까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었는데 벌써 몇 개의 화장실들과 부엌, 베이스먼트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공사들을 참 많이도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객들 공사를 들여다보는 것들도 상당하니 이제는 공사가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도 레노베이션을 할 때면 두려움과 떨림이 나를 사로잡는다. 매년 수많은 거래가 지나가지만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 부동산이라는 직업처럼.
캐나다의 집은 목조주택이므로 물과 불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현대의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상하수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상수도는 인류 공동체가 커지면서 더 많은 물이 필요하게 되어 파이프 등을 이용하여 먼 곳의 물을 끌어오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예시로는 아치 형대로 쌓아 올린 로마의 수도교가 있다. 현대에는 끌어온 물을 음용 및 접촉에 적절하게 처리하여 다시 보내는 정화 과정이 추가된다. 그에 비하여 하수도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오수를 창 밖으로 내다버리는 일도 많았어서 여자를 길 안쪽으로 걷도록 에스코트하는 문화가 발달하기도 했다.
근현대에 와서야 더러워진 물들을 한 곳에 모아 정제한 후 다시 강과 바다에 흘려보내는 시설이 생겼다. 캐나다의 상수도에는 석회 물질이 많이 섞여 있는데 이 석회 물질들이 수도꼭지에 쌓여 누수를 비롯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 석회 물질이 오래된 파이프들을 코팅시켜 줄 것이라는 계산이 포함되어 있다. 오래된 수도관들의 위치, 흐르는 방향 그리고 재질에 관한 자료가 소실되었기 때문에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유해한 수도관들을 석회로 덮기 위해, 안전상의 문제로 불순물을 첨가하는 것이다.
하수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빗물이 흐르는 곳과 오물이 흐르는 곳이다. 빗물은 강과 바다로 바로 흘러가며, 오수는 정화 시설로 흘러가거나 처리할 차량이 올 때까지 한 곳에 수납되어 있는다. 하지만 옛날에는 빗물과 오수용 하수도를 지정하는 것을 법으로 강제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캐나다의 오래된 주택가에는 아직도 빗물과 오수가
같은 곳으로 흘러가는 관들도 있다.
이들은 평상시엔 괜찮지만 비가 많이 오면 안에 있는 오수가 역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캐나다 정부에서는 이런 수도관들을 찾고 있는데, 찾는 방법 중에 하나는 바로 인체에 무해한 연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오수용 하수도의 맨홀로 연기를 불어넣으면 그 하수도가 연결된 모든 곳에서 연기가 나오는데, 이 때 지붕이나 도로의 빗물받이에서 연기가 나오면 연결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때로는 이 연기가 오랫동안 쓰지 않은 지하실의 싱크대 등을 통하여 집 안으로 들어가 사람들이 불이 난 줄 오해하고 소방관에 신고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만약 집안에 연기가 가득 들어찼는데도 무색 무취이며,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고, 5 –10분 사이에 사라진다면 이런 검사를 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도로 한복판에서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도로에서 연기가 피어 올라도 다급한 교통 통제와 사이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놀라지 말자.
또한, 이런 검사를 할 때는 호기심이라도 근처에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은데, 맨홀 아래에는 평균 10 피트 (약 3m) 정도 되는 구덩이, 오염되고 부식된 사다리 그리고 오수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떨어져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고 잘 관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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