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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신사처럼, 때론 야수처럼
AMG는 달린다, 고로 존재한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22 2024 09:14 AM
‘더 뉴 메르세데스-AMG GLC 43’ 스피드웨이 서킷 달려보니
‘차를 좀 안다’ 하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모델을 좋아한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AMG 핵심 시장인데 2023년 총 6,690대가 판매돼 글로벌 시장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벤츠도 국내 AMG 고객에 신경을 많이 쓴다. ‘AMG 서울’은 2021년 전 세계 여섯 번째로 문을 연 메르세데스-AMG 센터이고 2018년 경기 용인시에 자리 잡은 ‘AMG 스피드웨이’는 벤츠가 AMG 브랜딩을 적용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서킷이다. 4.3㎞ 길이의 트랙과 16개 코너로 구성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AMG GLC 43 4MATIC’이 경기 용인시 AMG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달리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벤츠의 고성능 엔진을 담은 AMG 모델을 경험하기 위해 5월 AMG 스피드웨이를 찾았다. 이날 이곳에서 3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4월 나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메르세데스-AMG GLC 43 4MATIC’(AMG GLC 43)을 비롯해 준중형 SUV ‘AMG GLB 35 4MATIC’(AMG GLB 35), 세단 ‘AMG A 35 4MATIC’(AMG A 35) 등을 직접 운전해볼 수 있었다. 모두 고성능 엔진을 얹었다고 해도 직접 주행을 해보니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게 갈렸다.
원 맨, 원 엔진 철학에 담긴 AMG 정신
메르세데스-AMG GLC 43 보닛 안 엔진 오른쪽 부분에 엔지니어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용인=강희경 기자
AMG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1967년 AMG 설립 때부터 이어온 ‘원 맨, 원 엔진’(One Man, One Engine) 철학이다.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엔지니어 한 명이 AMG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아 최상의 품질을 만들겠다는 정신이다. 왠지 AMG 엔진은 공장의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대량 생산된 것이 아니라 장인이 수제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담당 기술자는 제작이 끝난 뒤 해당 엔진에 직접 이름을 새긴다. 이날 시승한 차의 보닛을 열었을 때도 엔진 위에 새겨진 서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AMG GLC 43은 수직으로 뻗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큰 차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몸집이 기존에 비해 더 커져서인지 실제 타 보니 실내 공간이 넉넉했다. 이 모델은 이전 차량과 비교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80㎜, 15㎜ 길어졌다.
시동을 걸고 앞서 달리는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 트랙에 들어섰다. 직선 구간에 들어서자 신호와 함께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고성능 엔진 특유의 팝콘 터지는 소리와 함께 차가 민첩하게 움직였고 가속력이 빠르게 생겼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8초에 불과했다. 거침없이 앞서나가려는 차와 반대로 몸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뒤로 젖혀졌다. 날렵한 차의 움직임에도 조향하는 대로 차가 움직였다. 160㎞를 넘는 속도에서도 운전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밟자마자 차는 안정감 있게 속도를 줄였다.
킬리안 텔렌 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사장은 “AMG GLC 43의 엔진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4기통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회전구간 무게 중심 잡는 안정감 인상적
더 뉴 메르세데스-AMG A 35 4MATIC 세단이 트랙을 주행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AMG GLC 43은 2.0리터(L) 4기통 M139 엔진에 스피드 시프트 MCT 9단 변속기가 담겼다. 덕분에 최고 출력 421마력과 최대 토크 51㎏f·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이 모델은 48볼트(V) 전기 시스템이 결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나왔다. 전기 모터는 내연기관 엔진에 최대 14마력의 힘을 보태고 신속한 엔진 시동을 돕는다. 시동과 저속 운전에서 조용하고 점잖은 신사처럼 느껴졌던 이유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덕분에 GLC 43은 고성능 차임에도 복합 연비가 L당 8.5㎞를 구현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헤어핀 구간에서도 무게 중심이 흔들리지 않고 차체가 안정감을 유지하는 느낌이라는 점이다. 급하게 코너링을 돌아도 기울어짐 없이 네 바퀴가 단단히 중심을 잡아주는 듯해 안정적이었다.
저속 회전 구간 주행도 인상적이었다. 좁은 골목 같은 코스가 있었는데 일반 SUV 차량이라면 몇 차례 후진했어야 할 만한 길을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벤츠 관계자는 “뒷바퀴와 앞바퀴가 진행 방향과 반대로 움직여 최대 2.5도의 후륜 조향각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이 적용돼 좁은 통로에서도 손쉽게 돌면서 지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모델이지만 일상 도심 주행용으로도 손색없어
AMG GLB 35와 AMG A 35는 같은 엔진이 담겼다. 2.0L 4기통 가솔린 엔진(M260)과 AMG 스피드 시프트 DCT 8단 변속기가 탑재돼 최고 출력 306마력, 최대 토크 40.8kgf·m, 제로백 5.5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덕분에 도심 주행에 안성맞춤이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AMG만의 성능을 발휘하기에 좋아 보인다. GLB 35는 복합연비가 L당 9.5㎞에 달한다.
용인=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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