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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대기시간, 줄일 수 없나
경영 자율성 확보해야
- 유희라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 Aug 06 2024 10:41 AM
캐나다의 응급실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퀘벡에서는 지난 5년 동안 42분이 늘어났다.
전문의 치료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다. 작년에 캐나다 환자 2명 중 1명이 일반의의 추천서를 받고난 뒤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데 6개월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를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재 캐나다인 6명 중 1명, 즉 650만 명 이상이 가정의가 없다.
캐나다 국민이 필요로 하고 마땅히 받아야 할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나다의 응급실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보편적 의료 시스템을 갖춘 다른 국가를 살펴보면, 그 중 상당수가 캐나다보다 접근성과 건강 결과 측면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방기금의 의료 시스템 순위에서 우리는 11개 국가 중 10위를 차지하며, 미국 바로 다음이다.
유럽 국가들은 우리보다 순위가 높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8위, 독일은 5위, 네덜란드는 2위다.
의료 접근성이 확보된 나라들의 공통점은 비영리 사립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14%, 독일에서는 28%, 네덜란드에서는 100%가 비영리 사립 병원이다.
비영리 병원들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는 경영 자율성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자원 조달이나 단체 협상 등이 주 단위에서 결정되는 데 반해, 독립적인 비영리 병원은 지역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를 통해 환자를 직접 상대하는 일선 직원에게 의사 결정권이 더 가까이 주어지고, 현실을 더 잘 반영할 수 있다.
2021년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직전,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자유당은 코너브룩에 200만 달러짜리 PET 스캐너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보건부 장관은 일주일 전에 그런 기계가 별로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자금 조달 방식과 관련이 있는데,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병원의 행정도 달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서는 병원은 주로 블록 자금이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받는다.
보건부가 1년에 한 번 병원에 필요한 자금이 전년도 활동 수준에 따라 얼마인지 평가해 전달하고, 그 자금을 수령한 병원은 1년 내내 자금을 아껴서 사용한다.
이 시스템에서는 병원에 환자가 찾아오면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기 시간을 늘려 자금 소진을 늦추게 된다.
반면, 유럽의 의료 시스템에서 병원은 활동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받는다. 즉, 수행된 모든 의료 행위에 대해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이다.
모든 치료 행위가 수입원이기 때문에 병원은 자금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양질의 치료를 통해 환자를 유치하려는 병원 간의 건강한 경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정치인과 정부 기관들이 병원 시스템을 관리하는 대신, 현장 직원에게 의료 시설을 더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의료 시스템을 탈바꿈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병원을 늘리면 긴 대기시간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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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