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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사양 꽉~ 채운 ‘소형 전기 SUV’
전기차 시장 다시 ‘풀 액셀’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19 2024 12:06 PM
‘기아 EV3’ 서울서 속초까지 시승기 전기차의 무거움 없이 가볍고 편안 곡선 구간서 핸들 조작·안정감 탁월 1회 충전에 501km 주행... 동급 최대
"가볍다." 그동안 전기차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돌려보면 가장 먼저 '무겁다'는 인상부터 다가온다. 배터리 무게에서 전해지는 전기차 특유의 묵직함은 주행 시 안정감을 주기도 하지만 속도를 내거나 줄일 때 꽤 강하게 페달을 눌러야 해 운전자 입장에선 피곤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처음 만난 EV3는 달랐다. 7월 23일 기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중화 전략의 핵심 모델인 EV3를 시승했다.
기아 EV3. 기아 제공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에서 출발해 강원 속초시 속초 롯데리조트까지 EV3를 타고 도심, 고속도로, 곡선 국도 등 201㎞가량을 달렸다. 첫인상은 내연기관 차량을 운전할 때 비슷한 가볍고 편안했다. 강원 홍천군 곡선 구간을 15km가량 달릴 때 EV3는 진가를 발휘했다. 곡선 구간을 지날 때마다 속도를 많이 줄이지 않아도 무게 중심이 크게 흔들리지 않고 스티어링휠 조작도 안정적이었다. 실제 이 차의 중량(1,750~1,850㎏)은 전기차치고는 가벼웠다.
브레이크 거의 밟지 않아도 주행에 문제없어
서울시 성동구 갤러리아포레에서 출발 직전 기아 EV3 계기판 모습.
시승한 EV3 롱레인지 모델에는 81.4킬로와트시(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501km(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기준)로 동급 전기차 및 기아 전기차 중에서 가장 길다. 충전도 간편해져 350킬로와트(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하면 롱레인지 모델 기준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채우는 데 31분이 걸린다. 이날 약 네 시간을 달려 나온 전비는 시속 6.8km가량으로 완충 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고도 남을 정도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에 들어서 EV3에 현대차그룹 차량 중 처음 적용된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을 활용하자 효율은 더 좋아졌다. 회생제동은 액셀에서 발을 떼거나 내리막길을 갈 때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차로 중앙 및 앞서가는 차량과 안전 거리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게 보조해준다.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을 필요가 없어 배터리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세차게 내리는 장맛비 속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지만이 시스템 덕분에 주행 안전성과 배터리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서울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확인한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437km였지만 200km를 넘게 달려 속초에 도착해 계기판을 보니 주행 가능 거리는 297km였다. 약 142km를 달린 만큼 전비 효율이 높게 나타난 셈이다.
강원 속초시 롯데리조트에 도착 직후 기아 EV3 계기판 모습. 속초=나주예 기자
각종 편의사양·첨단 기술 장착
EV3에 추가된 새 기능인 '아이페달 3.0'은 운전자에 따라 체감하는 효능이 제각각일 수 있다. 아이페달 3.0은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감속은 물론 정지도 할 수 있는 기능으로 1~3단계의 회생제동 단계는 물론 후진 때도 쓸 수 있게 업그레이드됐다.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을 활용하면 감속만 조절해주기 때문에 멈출 때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지만 아이페달 기능은 앞차가 멈추면 알아서 정지를 해주니 브레이크 없이 액셀 페달 하나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다.
이날 속초 시내 일반도로 구간에서 아이페달 기능을 켰다. 정지와 감속을 반복해야 할 경우 특히 쓰임새가 많았다. 다만 기존에 액셀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처럼 살포시 밟으며 운전하는 데 익숙지 않다보니 액셀 페달을 급하게 뗄 경우 감속이 세게 걸려 속이 불편해졌다.
페달 세기에 따른 감속 정도는 1~3단계에 따라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도 커스터마이징(맞춤형)이 대세가 돼서 운전자 개인의 취향과 주행 스타일에 따라 기능을 조정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적용 중"이라며 "운전자가 원하는 단계를 설정해 아이페달 기능을 설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아 EV3 차량 내부. 속초=나주예 기자
"완성도 높은 모델로 대중들에게 전기차 공략"
기아 전기차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반영된 '기아 AI 어시스턴트'로 EV3는 더 똑똑해졌다. '라디오 켜줘'와 같은 단순한 요청은 물론 '가수 방탄소년단에 대해 알려줘', '별이 왜 빛나는지 답해줘'라는 물음도 답해준다. 박성수 기아 음성인식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생성형 AI가 농담하는 과정에서 고객들께 좋지 않은 정보를 전달할 우려가 있어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며 "대화 과정에서 문맥을 이해하고 더 좋은 답변을 하기 위해 보완과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의 목표는 전기차의 대중화다. EV3 가격대를 3,000만~4,000만 원대로 낮춘 것도 최근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빠진 전기차 시장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EV3는 지난달 23일 공식 출고 이후 같은 달 31일까지 1,975대가 팔렸다. 상용 모델을 포함해 7월 한 달 기준 국내 전체 전기차를 통틀어 가장 많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은 "고급 차량에만 들어가는 하이테크 사양들을 반영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속초=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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