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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카 매력과 안락함을 동시에
한 단계 진화한 '지프 그랜드체로키 L'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16 2024 09:56 AM
길이만 무려 5.2m, 너비도 2m에 가까운 ‘지프 그랜드체로키 L(롱보디)’을 처음 마주했을 때, 걱정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운전하는 데 너무 버겁지 않을까, 액셀러레이터 반응은 좋을까, 차가 무겁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었다. 차량이 있던 지하 6층에서 지상까지 올라오면서 받은 첫인상은 ‘힘이 남는다’였다. 육중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곡선 주차로를 가볍게 빠져나왔다. 도로 위에서는 어땠을까.
지프 그랜드체로키 L 앞모습.
그랜드체로키 L은 전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그럼에도 높은 배기량의 두툼한 엔진을 담고 가속에 역점을 둔 ‘머슬카’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첫 주행 코스인 자유로(경기 파주시 방향)에서 엑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을 때 엔진룸 쪽이 들려 올라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차는 순간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2.3톤에 달하는 차량 무게가 무색했다.
자연 흡기의 3.6L(리터) 6기통 가솔린 엔진의 반응도 빨랐다. 시속 70~80km로 정속 주행을 하다 조금만 엑셀러레이터를 밟아도 금방 시속 110~120km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시속 140~150km에서도 엔진은 버거워하지 않았다. 동시에 ZF사의 8단 자동 변속기는 속도에 맞춰 부지런히 기어비를 조절해 부드러운 주행을 보장했다. 시속 100km 기준 엔진 회전수는 1,300~1,500rpm대를 오갔다.
쭉 뻗은 간선도로나 고속도로가 아닌 고갯길에서는 ‘남다른 힘’이 돋보였다. 다소 경사가 심한 길을 가볍게 치고 올라가는 건 물론이고 비포장도로에서는 네 바퀴가 함께 굴러간 덕에 진흙이 있다해도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지는 경우는 없었다. 차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에어서스펜션’ 기능도 있어 웬만한 험지는 돌파가 가능했다. 높이를 최대로 하면 바퀴와 차체 사이에 27cm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그랜드체로키 L을 포장도로에서만 운전하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프의 가장 크고 무거운 그랜드체로키 L을 운전하면서 가장 걱정됐던 점은 ‘브레이크’ 였다. 과거 출시된 그랜드체로키들은 무거운 차체에 비해 아쉬운 브레이크 성능이 늘 단점으로 꼽혔다. 소위 ‘브레이크가 밀린다’고 표현하는데 과거 그랜드체로키를 운전할 땐 다른 차량보다 제동 거리를 더 많이 확보하고 브레이크를 미리 밟아야 했다.
지프 그랜드체로키 L 운전석 및 조수석 모습.
11년 만에 풀체인지로 돌아온 그랜드체로키 L은 브레이크 단점을 완전히 보완했다. 롱보디 모델이기 때문에 일반 그랜드체로키보다 길고 무거운데도 브레이크가 밀린 적은 없었다. 지프의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민첩하게 반응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고속 주행을 하다 정체 구간을 만났을 때도 금방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덕분에 불안함이 줄어 안락한 주행이 가능했다.
덩달아 ‘지프답지 않은 인테리어’는 운전 만족감을 올려준다. 시승 차량은 여러 옵션이 들어간 ‘써밋 리저브’ 트림인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좋은 질의 가죽과 나무 소재를 적절히 배치해 ‘고급감’을 장착했다. 편의성도 상당하다. 운전석과 보조석에는 총 3개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특히 보조석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디스플레이와 별도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해 영상 시청도 가능하다.
공간은 충분하다. 뒷좌석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길이)만 3m가 넘는다.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 이 앉아도 무릎 공간이 남고 전고가 높아 답답함도 없다. 트렁크 용량은 3열을 사용하면490L, 3열을 접으면 1,320L, 2열까지 접으면2,390L까지 늘어난다. 많은 짐을 가지고 떠난다면 전혀 부족함이 없다.
파주=글·사진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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