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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의 것

김외숙의 문학카페


Updated -- Sep 05 2024 02:33 PM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Sep 05 2024 12:32 PM


늦잠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 나는, 눈만 뜨면 걷기에 편한 신발 챙겨 신고 집 밖으로 나선다. 행여 잠 방해할까 고요한 시골 마을엔 해도 조심스럽게 뜬다.
 
집을 나선 내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주로 온타리오호숫가다. 멀리 수평선 위에 섬처럼 뜬 토론토의 고층 건물과 씨엔 타워의 실루엣으로 나는 그날의 토론토 날씨를 짐작한다. 

아침의 고요를 깨트리는 것은, 새들이나 바람이다. 

나처럼 잠이 적은 새들은 호수 면에 닿을 듯, 또는 좀 더 높이서 끼룩끼룩 소리 내며 열 지어서 날고, 고요를 못 견디는 바람은 아직 잠결이던 호수를 흔들어 깨운다. 

바람에 휘둘리던 물은 파도가 되어 저 멀리서 우르르 몰려와 ‘철석철석’ 애꿎은 내 발 앞의 바위 가슴팍 치며 화풀이하고, 슬그머니 바람은 사라진다.

아침엔 늘 저 멀리 깊은 곳에서 어선 몇이 모여 고기를 잡는다. 보통 서넛쯤 되는 어선의 어부들이 무슨 고기를 잡는지 먼눈으로 바라보는 나는 늘 궁금하다. 

오래전, 아버지를 따라 어렸던 내 짝이 낚시 갔을 때는 배스(Bass)와 파이크(Pike)란 물고기를 잡았다고 했다. 어부의 바구니엔 자던 잠결에 잡힌 배스와 파이크가 퍼덕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윽고 솟아오르는 햇빛에 호수는 윤슬로 눈부시고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나는, 그날의 이름을 짓는다. 내 기분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붙여주는 온타리오 호수는 대서양이었다가 태평양이 되고, 카리브해도 된다. 

내가 붙여준 오늘의 온타리오 호수는 지중해다. 땅 한가운데 있는 바다, 하늘이 내려앉은 것 같은 반짝이는 잔물결의 온타리오 호수는 내 눈에 쪽빛 지중해다. 

온타리오 호수를 내 맘대로 대양의 이름으로 고쳐 불러도, 아무도 과하다고 하지 않는다. 온타리오 호수가 주는 첫인상도 두 번째 인상도 호수가 아니라, 바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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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플래쉬.

 

 

아침마다 바다 같은 호수와 주변의 우거진 수목, 오가는 길의 남의 정원에 만발한 꽃들을 바라보노라면 내 상상의 세계는 확장되고, 내가 보며 상상하고 누리는 것 모두, 내 것이 된다. 내 인생에, 내 것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욕구를 드러낸 첫 기억은, 내 숟가락을 갖는 것이었다. 

나는, 내 숟가락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나뿐 아니라 우리 아홉 남매 모두가 그러했다. 수저통의 아무것이나 손에 쥔 것이 내 것이었고, 그것은 아버지를 제외한 우리 식구 누구나의 것이기도 했다. 

숟가락도 자기만의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외가에서였다. 나보다 어렸던 외사촌이 자기 것이라며, 손잡이 끝이 납작한 숟가락으로 밥을 먹었는데, 집에서 제일 어린아이가 자기 숟가락을 갖다니, 수북이 꽂힌 수저통의 하나가 그날의 내 것인 줄 알고 있던 내게 그것은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나도 구별된 것을 갖고 싶었는데, 그것은 내 것, 내 소유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첫 계기였다. 내 숟가락을 갖고 싶던 마음은, 사춘기부터는 내 방을 갖고 싶다는 욕구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우리 집에서 자기 수저를 가질 수 있던 식구는 아버지뿐이었다. 엄마도 오빠들도 갖지 않은 ‘내 숟가락’ 요구는, 밥 먹기 싫으면 먹지 마라란 꾸지람 듣기에 딱 좋은, 눈치 없던 밥투정일 뿐이었고, 결혼 전에 자기 숟가락, 자기 방을 가져본 사람은 우리 아홉 남매 중에 아무도 없었다. 나이 들어서도 딱히 내 것이라 구분하지 않고 손에 집히는 대로 식사하는 편인데, 이제는, 숟가락의 소유가 내 삶에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란 사실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간절히 갖고 싶어 하다가 결국 갖지 못하고, 관심 자체도 없는 요즘의 나는, 좀 다른 의미의 내 것에 매일 흐뭇해한다. 아침마다 걸으면서, 내가 보고 누리는 것 모두 내 것이다, 라며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지중해 같은 호수가, 수목이, 누군가의 정원의 꽃이, 호수를 훑어 온 청량한 바람, 이 세상의 아름다운 그 무엇은 적어도 그것을 보면서 누리는 그 순간만큼은 보는 사람의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구별된 내 숟가락으로 시작한 소유에 대한 의미를 나이 들어서는, 누림도 소유라고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이른 아침이 사람을 위해 준비해 두는 것은 의외로 많다. 

보며 누리라는, 아침의 선물이다. 자연의 것이든 사람이 가꾼 것이든, 보라고 있는 것은 보면서 누리는 거다.
이루지 못한 잠재된 욕구 탓에 보는 것은 다 내 것이라 우기지만, 내가 아침마다 누리는 것은 실은, 보려고 하는 누구나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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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외숙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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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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