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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공습 경보 속 희생자 추모 눈물
행사 중 경보 울리자 땅에 눕기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09 2024 11:37 AM
헤즈볼라 등 대규모 반격 예고에 텔아비브 추모 모임 2000명 축소 “기억할 것” 작고 차분한 추모 불구 분노·공포 섞인 혼돈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으로 수많은 생명이 스러지고 전쟁이 이어진 지 1년째인 7일(현지시간). ‘차분한 추모’는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사치였다. 미사일·로켓 등이 사방에서 날아왔고,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 위험까지 가중되면서 이스라엘은 종일 어수선했다.
이날 오후 7시 이스라엘 중심 도시 텔아비브 야르콘공원에서는 하마스 공격 희생자 가족들이 주도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10월 하마스 기습으로 숨진 1,200여 명을 추모하고 납치된 251명 중 돌아오지 못한 인질 97명의 귀환을 기원하는 자리였다. 이스라엘 민방위사령부가 모임 인원을 제한하면서 2,000명만 자리할 수 있었다.
7일 이스라엘 라마트간에서 예멘에서 발사된 미사일로 공습 경보가 울리자 사람들이 대피소로 달려가고 있다. 라마트간= AP 연합뉴스
아찔한 순간은 실제로 발생했다. 행사 전 예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쏜 미사일 공습 경보가 울리며 현장에 있던 이들은 얼굴에 땅을 대고 누워 있어야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7일 하루 종일 친이란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진영)은 이스라엘에 로켓·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로켓 135발을 쏴 이스라엘 북부에서 10명이 다쳤고,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텔아비브 벤구리온공항 인근 마을에 떨어졌다. 후티도 미사일 2기를 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도 전투기 100대를 동원, 헤즈볼라 지도부가 있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등 120여 개 시설에 공습을 가하며 반격했다.
이스라엘 공습 경보 애플리케이션(앱) 레드얼럿에 7일 오후 11시쯤 공습 위험을 받고 있는 지역이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레드얼럿 캡처
이날 취재하는 내내 이스라엘 공습 경보 애플리케이션 ‘레드얼럿’에는 ‘공습 위험 지역’을 뜻하는 빨간 막대 표시가 지도 위에 수북하게 쌓였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은 이날 저녁 텔아비브 미술관 옆 ‘인질 광장’에 모여 스크린을 통해 지켜봤다.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두르고 노란색 리본을 가방에 단 이들은 사망자 및 인질 가족 등이 연설을 할 때마다 눈물을 훔치느라 바빴다. 하마스에 잡혀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에 의해 어이없이 사살된 동생 알론 샴리즈를 떠올린 요나탄 샴리즈는 스크린 속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고쳐 놓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용한 추모도 도시 곳곳에서 이뤄졌다. 텔아비브 해변을 따라 이어진 구도심 올드라파는 상점들이 가게 문을 닫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간간이 문을 연 상점들은 촛불을 켠 채 손님을 맞았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살해된 자와 쓰러진 자를 기억하고, 납치된 자의 귀환과 IDF 및 보안군의 평화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는 문구가 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1년을 맞은 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사람들이 하마스 공격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국가 기관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에 나섰다. 이스라엘 크네세트(국회)는 하마스 침공이 이뤄진 시간(7일 오전 6시 29분)에 맞춰 크네세트 광장에 있는 이스라엘 국기를 반기로 내렸다.
정부 추도식은 별도로 개최됐다. ‘하마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인질도 구출하지 못한 정부가 추도식을 거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거센 데다, ‘인질 가족 등이 주도한 비공식 추도식과 같은 시간에 열지 말라’는 요구가 빗발치면서 녹화 방송을 오후 9시에 방영하는 형식을 택했다.
텔아비브=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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