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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언어 ‘어물쩍’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31 2024 03:04 PM


시월의 끝! 가을인가 했는데 어느새 11월이 코앞에 걸려있다. 오늘 지나면 11월, 어물쩡 11월로 건너가고 만다는 생각이다. 문득, ‘어물쩡’이 가을의 대표적 언어가 되어 뱅뱅거린다. 

영어의 Autumn과 Fall. 너무나 익숙한 단어이다. ‘Autumn’은 14기말부터 고대 프랑스에서 쓰기 시작했는데, 13세기, ‘증가’를 뜻하는 라틴어 autumnus 또는 auctumnus 에서 왔고, 비슷한 시기에 영국에서는 ’수확‘을 뜻하는 Harvest를 사용했지만 16세기에 들어 Autumn으로 대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Fall’은 건물의 붕괴, 또는 중력에 의해 땅으로 떨어지는 의미를 가진 게르만어의 falliz에서 어근인 동사형 fall을 사용하게 되었다는데, 가을의 낙엽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굳이 어원을 따질 필요가 있을까만, 풍성한 수확과 낙엽이 지는 쓸쓸함의 상반된 감성의 표현이면서 둘 다 가을이라는 계절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jeremy-thomas-qw2cud_9owo-unsplash.jpg

언스플래쉬

 

 

나는 서양식의 표현을 제치고 ‘어물쩡’이라는 표현을 우리식의 가을언어로 짓는다. 거두는 기쁨의 이면(裏面)에 스며있는 세월의 흐름. 수확과 수확에 대한 감사, 짧아지는 햇볕에 대한 허무, 머지않아 추운 겨울이 온다는 그 거역할 수 없는 질서... ‘어물쩡’을 가을언어로 꼽는 것이 비록 나만의 상상력일까.  

사전에서는 ‘어물쩡’을 ‘어물쩍’의 비표준어로 지적하며, ‘말이나 행동을 일부러 분명하게 하지 아니하고 적당히 살짝 넘기는 모양’으로 풀고 있다. ‘어물쩡’이 비표준어이건 말건 방언이건 말건, 나에겐 더 익숙하다. 내친김에 더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비슷한 뜻의 ‘어벌쩡’이라는 말도 있다. ‘어물쩍하다’ ‘어물쩡하다’ 또는 ‘어벌쩡하다’의 동사형으로도 쓰기도 한다. 풀이해보자면 모두가 엄벙덤벙하는 사이에 11월이 코앞에 닥쳤다는 말도 된다. 

‘엄벙덤벙’ 역시 주관 없이 되는대로 행동하는 모양이거나 들떠서 함부로 행동하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니, 지금 내가 어물쩡하게 시월을 보내고 11월이 코앞에 닥쳤다고 하는 심정을 표현하는 데는 그다지 틀리지 않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이는 모양’이거나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하고 바로 잡지 못하는 자세를 뜻하는 ‘엉거주춤’도 비슷하다. 모두가 가을의 언어로 실감되는 10월의 끝날이다. 

따지다보니 덤벙대지도 않고 손을 마냥 놓고 보낸 것도 아닌데 까닭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까닭 없는 까닭! 이 대목에서 오래 잊고 있던 ‘포천 소(疏) 까닭이란다’ 하는 말이 떠오른다. 무슨 일이든 반드시 까닭이 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이 말은 조선 말기의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1833년~1907년)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포천 출생인 면암은 불의나 부정에 맞서는 강직한 성품 때문에 여러 차례의 상소(上疏)를 올렸다. 병자수호조약을 결사반대하는 1876년의 「병자지부복궐소(丙子持斧伏闕疏)」, 경복궁 재건하는 대원군의 국비낭비를 비판하는 상소, 계유상소(1873년),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단행을 계기로 항일척사운동에 앞장선 「청토역복의제소(請討逆復衣制疏)」(1895년) 등이다.

어느 사이 가을이 깊어졌을까. 계절이 일찍 오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댈까? 그동안 게으르지도 않았고, 손을 마냥 놓고 한가롭게 보낸 것도 아닌데 어물쩍 11월을 코앞에 두고 있으니, 무슨 이유를 댈까. 하여 면암선생의 일을 떠올려 본 것이다. 어느 해인가, 충청도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마을 어귀의 바위절벽에 면암선생의 함자(銜字)가 새겨져있고 바닥에 조그마한 비석이 이끼에 덮인 채 서 있었다. 그 앞에서 야석 선생님과 지난달에 고인이 된 김용재교수랑 함께 지나는 길손으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절했던 기억도 아스라하다.

가을의 한복판을 통과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아직 씨앗이 여물기도 전인 뒤뜰의 들깨 잎이 노릇노릇 생기를 잃어가고 있고, 피어나기는커녕 꽃숭어리에 닿기엔 너무 먼 초록의 몽오리들을 조랑조랑 매달고 있는 무궁화나무, 어떤 것은 그나마 두어 송이의 보랏빛 꽃을 아직도 매달고 있는데 그 모습이 아슬아슬하다. ‘어물쩍’ 가을의 복판으로 건너가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 그렇다. 조급해진 마음이지만 그 어물쩍함을 덜기 위해서라도 겨드랑이에 바람을 일으킬 날개를 달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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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천학 | 문학컨설턴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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