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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북송' 탓 캐나다 입국 꼬여
연방이민부, 탈북민 최민경씨 의심
- 유지훈 편집국장 (editor@koreatimes.net)
- Nov 13 2024 04:45 PM
전자여행허가 심사 지연...토론토행 포기
탈북 여성이 전자여행허가(eTA) 신청서에 강제 북송 경험을 솔직하게 기재한 탓에 사실상 캐나다 입국을 거부당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딱한 사연의 주인공은 토론토에서 북한의 참혹한 실상을 알리려던 탈북민 최민경씨다.
탈북민 최민경씨는 지난 9일 본한인교회에서 열린 '인다만'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민부의 판단 착오로 캐나다에 오지 못했다.
최씨는 4일 한국에서 전자여행허가서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체포 등의 경험을 묻는 질문에 과거 탈북 후 중국에서 붙잡혀 강제 북송된 사실을 떠올리며 '그렇다'고 기재했다.
이에 캐나다 연방이민부는 최씨를 요주의 인물로 간주하고 범죄경력 서류를 요구했다.
최씨는 탈북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중국이나 북한에 범죄경력 서류를 요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고, 이 와중에 최씨를 돕기 위해 7∼8일 알리 에사시 연방하원의원 측이 나섰다.
7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모임에 참석했던 최씨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토론토로 떠날 준비를 하면서 애타게 eTA 승인을 기다렸다.
연방이민부가 '서류 검토'를 이유로 시간을 끌자 에사시 의원 측은 최씨에게 보다 신속한 승인을 위해 파리 주재 캐나다대사관을 찾을 것을 권했다. 하지만 최씨는 끝내 서울행을 택했다. 최씨가 캐나다 당국으로부터 eTA 승인을 받은 것은 11일이었다.
최씨는 북한인권협의회 초청으로 8일 토론토에 도착, 9일 본한인교회에서 증언하고 10일 알리 에사시 연방의원 주관 비공식 청문회 참석, 11일 일간지 내셔널 포스트 인터뷰 등의 일정을 소화한 후 15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본한인교회에서 열리려던 대면행사에 오지 못한 최씨는 한국에서 줌(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참여했지만 나머지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최씨는 마크 밀러 연방이민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제가 겪은 일은 이민당국 일선 책임자들의 터무니없는 판단 착오 때문에 벌어졌다"며 항의했다.
최씨를 초청했던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회장은 "당국이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최씨의 캐나다 일정이 모두 취소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탈북민 최씨는 1997년 이후 4차례 중국에서 강제 북송을 당해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재탈북, 2012년 한국에 정착했다.
현재 한국에서 '북한 감금피해자 가족회'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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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편집국장 (editor@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