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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계의 '마왕' 트럼프 귀환
토론토생태희망연대 칼럼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Nov 13 2024 03:14 PM
COP29 합의 및 1.5도 제한 물거품 위기
마왕이 돌아왔다. 아니 예고가 되자마자 세계는 이미 그가 돌아온 듯이 떨고 있다. 적어도 기후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마왕이라 불릴 만 하다. 다만 경제나 다른 문제에서는 아주 다른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 더 많으니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것이다. 기후보다 경제가 더 큰 문제인 셈이다.
사진 칠레 태평양 연안의 비냐 델 마르 해변에서 산불로 어두워진 하늘 아래에서 휴식하고 있다. 마틴 토마스/AP
내년 1월20일 시작되는 그의 임기가 아직 두 달 넘게 남았지만 기후관련 정책은 이미 엄청난 후퇴가 예고되고 있다.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미국도 대표단을 파견했다. 임기말이 다 된 바이든 대통령은 불참했고 정부 대표단은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식물 대표단으로 조롱받게 됐다. 게다가 유럽에서도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위원장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집권 기간 동안 전 세계가 엄청난 노력으로 천신 만고 끝에 일궈낸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해 버렸었다. 그는 기후위기는 ‘사기’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번 대선 기간 동안에도 그는 미국의 세일가스, 유전, 천연가스 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늘여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 요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석유와 전기요금 등이 저렴하면 세계의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에너지 비용은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미국은 트럼프가 내년초 취임하면 파리 협정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협정국으로 남아 있으면 몇 백억 달러의 기후완화 부담금을 내야 한다. 협정에서 탈퇴하면 산업혁명 이후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 국가인 미국이 부담금을 내지 않게 될 것이다. 셈이 빠른 트럼프는 자신들이 저지른 피해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이다. 그랜덤 기후변화 및 환경 연구소의 정책 책임자인 밥 워드(Bob Ward)는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1.5℃로 제한할 것이라는 희미한 희망의 빛이 있지만 트럼프가 이를 꺼뜨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COP29 총회에서는 신규 기후재원 목표(NCQG)를 정해야 한다.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 따라 그 동안 이 재원은 매년 1천억달러를 모으기로 정했으나 이 금액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기금은 지난해 이 회의에서 기후붕괴로 인한 저개발 국가들의 피해 복구를 보조하기 위해 만든 손실과 피해기금과 별도다.
NCQG의 목표 금액은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3년 전부터 적정 금액 도출을 위한 회의가 수십차례 열렸으나 아직도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아랍과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들은 1조~5조달러 정도의 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2030년까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매년 2,215억~3,870억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해결하려면 2030년까지 연간 최대 6,710억 달러가 들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또한 2050년까지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연간 약 4조 3천억 달러를 청정 에너지에 투자해야 하며, 2050년까지 연간 5조 달러로 더 늘려야 한다.
이런 엄청난 재정은 제대로 계산된 것일까? 또 적응과 손실보상 등의 금액이 결정된다고 해도 어느 나라가 얼마만큼의 기금을 내야 하고 또 모아진 기금의 사용 방법, 관리 감독 방법은 어떠해야 할지도 풀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나마 가장 많은 부담을 해야 할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경우 전 세계는 그저 넋 놓고 쳐다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탄소를 많이 배출한다(2022년 기준). 지난 트럼프 집권 당시 미국의 탄소배출양은 가파르게 증가했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뜨거운 한해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글로벌 보일링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는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기온이 섭씨 1.48도가 높았으나 올해는 9월까지 평균 1.54도가 높은 것으로 세계 기상기구(WMO)가 이번 주 발표했다(2024년 전 지구 기후현황보고서). 10월과 11월도 이전에 비해 역시 높은 온도가 이어지고 있어 가장 뜨거웠던 지난해보다 더 뜨거운 해가 될 것이다.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16개월 월별 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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