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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오토 세일

“용기 내고 싶을 때 곁에 있는 것”

K팝 30년의 핵심 보여준 SM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an 27 2025 10:47 AM

30주년 맞은 SM 공연


새해를 여는 1월, SM이 자주 호명된 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SM타운이라는 브랜드를 걸고 2000년대부터 꾸준히 열려온 SM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공연이 화제의 정점에 오른 건 2021년 이후 매해 1월 1일마다 개최된 온라인 무료 공연이었다. 지난 오프라인 공연들이 SM 레이블 팬을 뜻하는 진짜 ‘핑크 블러드’가 모이는 반목과 화합의 장이었다면, 온라인 무료 공연은 K팝이라는 단어와 희로애락을 한 번이라도 엮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한판 살풀이였다. 실시간 중계 영상 하단의 댓글 창뿐만이 아닌 K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플랫폼마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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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구로구 고척돔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창립 30주년 SM타운 2025 공연. H.O.T의 강타와 토니안이 NCT 드림과 대표곡 '캔디'를 부르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바로 그 레이블 공연이 2025년, ‘30주년’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SM기획에서 SM엔터테인먼트로 새롭게 사명을 바꾼 1995년을 기준으로 한 셈법이었다. 2024년 한 해를 쉬어간 공연은 그사이 세상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걸 증명하듯 오프라인 공연이 되었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지난 11, 12일 열린 공연에는 이틀간 4만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H.O.T. 멤버 강타와 보아처럼 이제는 ‘이사님’으로 불리는 이들에서 아직 데뷔 1년이 채 되지 않은 보이그룹 NCT WISH까지 라인업을 빼곡히 채웠다. 걸그룹 에스파 세계관 속 버추얼 인물로 유명한 나이비스(nævis), SM과 영국 엔터테인먼트 기업 문앤드백(MOON&BACK)이 합작해 만든 디어 앨리스(Dear Alice)에 아직 데뷔하지 않은 남자 연습생 25명을 사전 공개한 SMTR25의 무대까지 보고 있자니 ‘정말 30년이 지나긴 지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격세지감이란 사자성어는 이럴 때 쓰는 거였다.

그렇게 모든 게 바뀐 것 같다가도 전혀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었다. 30주년 공연에 앞서 해당 공연에 참여하는 가수와 레이블 사이 끈끈한 동료애만 오간 건 아니었다. 계약에서 건강 문제까지 멤버 일부가 이탈하거나 극히 일부 멤버만 최종 무대에 오른 경우가 많았다. 소녀시대 태연이나 슈퍼주니어 예성은 공연이 열리기 전 팬과의 소통 서비스를 통해 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을 토로했고, 레드벨벳의 웬디는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는 않은 채 이미 한 달 전 결정된 불참 상황이 공연 직전에야 공지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K팝 팬에게는 뒷맛 씁쓸한 익숙함이었다. 가수와 소속사 사이 ‘말할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수의 가수가 출연하는 합동 공연의 맹점을 감안해도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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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창립 30주년 SM타운 2025 공연. S.E.S.의 바다(가운데)와 에스파 카리나·윈터의 합동 무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익숙하다고 해서 결코 당연할 수는 없는 진통을 지나 결국 막이 열린 무대는 지난한 과거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지를 직접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그 한가운데 노래가, 그를 부른 가수가, 그를 사랑한 사람들의 시간이 있었다. 플라이투더스카이 멤버 환희와 라이즈 소희가 화음을 맞춰 ‘시 오브 러브(Sea of Love)’를 부를 때, S.E.S. 바다와 에스파 카리나, 윈터가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로 호흡을 맞출 때, NCT DREAM이 청춘의 폭발하는 에너지를 그대로 담아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를 부를 때. 오래 묵은 불신의 눈과 고단한 삶에 지쳐 아이돌 좋아하던 시절 같은 건 세월 저 너머로 던져버린 심장도 기꺼이 반응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전 공연까지 무려 6시간 반에 달하는 긴 공연이 끝난 뒤, 어떤 화려한 무대도 아닌 ‘여러분은 어떤 시기에 우리 음악을 듣게 되었을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바다의 편지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인생은 때론 차갑고 우릴 무너지게 할 것만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 모두가 더욱 용감해지길 바랍니다. 저희 음악은 지나가는 유행가가 아닌 우리가 꿈꾸고 용기 내고 싶을 때 늘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우리의 음악이 여러분의 긴 인생의 바다에서 흐르고 또 흐르기를 바랍니다.”

숫자, 산업, 규모, 성장. 거창한 단어들 사이를 묵묵히 버텨낸 가수와 노래들의, 그리고 K팝 30년의 핵심이 바로 그 안에 있었다. 적어도 이 마음을 잃지 않는 한, 우리는 이 독특한 음악이자 문화를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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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문화·스포츠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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