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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선거, 늪에 빠진 그들
하나회 출신·애니 챈이 만든 예비역 단체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Feb 12 2025 12:43 PM
예비역 단체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KAFSP)가 국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되는 과정에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AFSP 이사장은 부정선거론의 '큰손' 재미동포 애니 챈이다.
2024년 5월 1일 극우 매체 스카이데일리에 실린 부정선거 수사 촉구 전면 광고. 붉은 네모 안에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등의 이름이 보인다. 스카이데일리 캡처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KAFSP는 예비역들이나 기독교 단체들에 부정선거 의혹 등을 확산시킨 단체로 지목되고 있다. 2022년 2월 '공명선거를 위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부정선거 감시단 출정 선언'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이 참패한 지난해 4월 총선 이후에는 부정선거 수사를 촉구하는 신문 전면광고를 냈다.
당시 광고에는 "대통령은 부정선거 수사에 즉각 착수하고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5월 10일 이전에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라"는 주장이 담겼다. 광고는 '부정선거수사촉구 범국민연대' 명의로 실렸는데, KAFSP와 한국보수주의연합(KCPAC) 관계자뿐만 아니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민경욱 전 의원, 전광훈 목사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KAFSP는 하나회 출신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이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김 전 총장은 12·12 군사반란 당시 수도경비사령부 소속 33경비단장으로 장태완 수경사령관이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출동시킨 부대를 제지하고 회군시킨 인물이다. 그는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청산 당시 가장 먼저 경질됐다.
하나회 출신 김진영(오른쪽 세 번째) KAFSP회장이 육군참모총장 시절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직 및 진급 신고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단체도 애니 챈이 사실상 설립했다. 챈은 "김 회장이 전역 후 미국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인연을 맺어 KAFSP 설립을 지원했다"고 지난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KAFSP는 2021년 창립보고대회를 열었고 2022년 12월 서울시 글로벌도시정책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했다.
KAFSP는 창립과 동시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주목받았다. 챈과 윤 대통령이 처음 만난 것도 2021년 이들이 주최한 행사장에서였다. 이때 만남을 주선한 것은 챈의 비서실장 격 역할을 하는 이모 기획실장으로 그는 당시 윤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던 육군사관학교 1기수 선배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축사를 요청했다. 챈이 군 인맥과 네트워크를 통해 단숨에 대통령 후보와도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KAFSP는 수요일마다 수요정기기도회를 열고 수시로 안보강연회를 주최하며 세를 결집해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태영호 전 의원이 예배나 강연회에 참석했다. KAFSP 주요 관계자들은 2023년 9월 당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초청으로 대통령실을 방문했다.
KAFSP 관계자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단체에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한미동맹과 안보에 대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든 단체이지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한 목적을 가진 단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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