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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눈빛 연기...
“아역 활동 탓 친구 없어 시은이 마음 이해”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04 2025 01:58 PM
드라마 ‘약한 영웅 2’ 박지훈 자신을 지키려는 고교생 변신 아이돌 오디션 거쳐 워너원 데뷔 새 영화서 단종 역 맡아 촬영 중
“연시은이 일진들 한심하게 쳐다보는 눈빛 연기는 말이 필요 없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약한영웅’ 시즌2의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폭력이 난무하는 정글같은 고등학교에서 조용히 자신을 지키려는 학생 연시은을 연기한 가수 겸 배우 박지훈(25)의 연기를 두고 한 말이다. 엠넷 예능 ‘프로듀스 101’로 데뷔한 귀엽고 애교 많은 아이돌이었던 그는 ‘약한영웅’ 시즌1(2022)에서 무표정하고 서늘한 고등학생 시은을 연기하면서 대중에게도 새로운 이미지로 각인됐다. 무표정 속에 슬픔과 분노, 외로움을 절절히 담아내며 전혀 다른 얼굴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시즌2로 돌아온 박지훈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린 시절 생각하며 시은 연기
드라마 ‘약한영웅’ 시즌2의 연시은(박지훈). 넷플릭스 제공
박지훈이 ‘약한영웅’ 시리즈에서 맡은 시은은 혼자 공부에 집중하는 모범생이다. 친구가 시비를 걸어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끝내 폭발해 친구에게 주먹을 휘두를 때도 표정 변화 없이 눈빛만으로 섬뜩한 분위기를 풍긴다. 박지훈은 공허한 눈빛과 서늘한 걸음걸이, 쓸쓸한 뒷모습만으로 복잡미묘한 시은의 감정을 전한다. 말없이 이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박지훈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역 생활을 하면서 친구가 많이 없었다”며 “(혼자 있는) 시은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아서 그런 쓸쓸한 뒷모습을 표현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훈은 일곱 살 때 드라마 ‘주몽’(2006)의 소금장수 아들로 데뷔한 후 단역 등을 맡았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웃는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 박지훈은 “시은이가 친구들과 박물관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 장면에서 미세하게 웃는 장면이 힘들었다”며 “어느 정도의 미소를 지어야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보일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시은이가 웃는 장면은 박지훈에게도 위안이 됐다. 그는 “웃지 않던 아이가 잠시라도 웃었다는 건 편안한 상태라는 것이고, 저도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내 마음 속에 저장" 만든 아이돌
'약한 영웅' 시즌2의 연시은(박지훈)과 친구들. 넷플릭스 제공
아역으로 활동하던 박지훈은 중학교 때부터 춤을 배우며 가수의 꿈도 키웠다. 그는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귀엽고 발랄한 가수지망생으로 얼굴을 알렸고, 2017년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다. 특히 ‘프로듀스 101’에서 그가 양손의 엄지와 검지를 모아 네모를 만드는 제스처를 하면서 말한 “내 마음 속에 저장”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신드롬급 인기에 정부가 정책 홍보 문구에 사용하기도 했고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따라하는 등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그는 올해 개봉되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촬영 중이다. 단종 역을 맡아 유해진, 유지태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들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며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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