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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산 3사, 캐나다에 30조 규모 국방 제안
잠수함·자주포·장갑차 포함, 현지 생산 및 협력 강화 의지 밝혀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May 05 2025 09:54 AM
한국 방산업체들이 캐나다에 수십조 원 규모의 국방 장비 공급을 제안하며, 노후 잠수함 교체부터 육군 화력 증강, 방산 산업 기반 구축까지 전방위 협력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은 지난 3월 초, 캐나다 정부에 공식 요청 없이 제출한 형태로 제안을 전달했다.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은 200~240억 달러 (약 20~24조 원)에 달하는 잠수함 공동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2035년까지 4척을 인도할 수 있으며, 이는 캐나다 해군이 기존 계획대로 같은 시점까지 신형 잠수함 한 척을 인도하기로 한 기존 일정보다 빠른 속도다. 또한, 양사는 캐나다 내에 유지보수 시설을 설립하고 현지 고용을 창출할 계획을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별도로 미군 하이마스(HIMARS)와 유사한 기동형 자주포 및 다연장로켓을 포함한 육군 재무장안을 제안했다. 여기에 궤도형 장갑차 등 부족한 전투 장비 보완도 포함돼 있다. 제안 규모는 10억 달러 이상이며, 유지보수 및 향후 생산 시설까지 캐나다에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안은 미국과 유럽 중심의 기존 무기 도입 흐름을 바꾸려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시도로, 한국 국방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 차관 조현기는 이 거래를 단발성 계약이 아닌 양국 간 장기 협력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할 경우 캐나다 방산 역량 강화와 지속적인 국방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캐나다 내에서도 미국과의 방위산업 의존도를 낮추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과 위협적 발언 이후, F-35 전투기 도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여론도 형성됐다.
캐나다 자유당 정부는 이미 일부 F-35 기종에 대해 계약금을 지불한 상태지만, 추가 도입 대신 다른 대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총 88대의 전투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F-50 훈련기를 제안했으며, 이는 전투기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기종이다. 다만,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공동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KF-21은 아직 제안되지 않았다.
한국 측은 유럽과 미국에 대한 캐나다의 전통적 의존을 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다만,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Mark Carney)는 최근의 선거 유세 중, 미국과의 안보 및 경제 통합 관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유럽연합(EU)의 공동 방위 조달 프로그램인 ‘리암(ReArm)’ 참여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유럽의 방산 생산 역량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산업연구원의 김미정 연구원은 독일과 프랑스 등이 자체 무기 생산을 시도하고 있지만 부품 조달이 어려워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나토(NATO) 회원국 일부는 다른 지역에서 무기를 조달하고 있으며, 폴란드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폴란드는 2022년 이후 한국산 K2 전차, K9 자주포, K239 천무 다연장로켓 등을 포함해 총 160~22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노르웨이,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루마니아, 영국 등으로 확산됐다. 호주도 최근 129대의 보병전투차량을 도입하기로 하며, 이 중 상당수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석종군 방위사업청장은 대규모 계약을 통해 한국이 서방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품질과 납기 면에서 강점을 보이며, 제조 및 정비 시설 구축 제안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방산 수출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바 있으며, 한국은 2027년까지 세계 4위 방산 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의 방산 3사가 캐나다에 수십 조 원 규모의 무기 및 방위 시스템을 제안하며, 신속 납품과 현지 생산을 통해 국방 산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CBC
현재 캐나다 육군은 라트비아 주둔 병력에 필요한 현대식 대전차 무기, 방공 시스템, 드론 대응 기술조차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기동 포병 전력과 로켓 기반 무기 역시 부족하며, 총 47개 주요 장비 사업이 진행 중이다. 캐나다 육군 참모총장 마이크 라이트(Mike Wright) 중장은 지난 2월, 현 전력 수준이 미래의 군이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국제 문제 연구소(Canadian Global Affairs Institute) 데이브 페리(Dave Perry) 회장은 수십 년간 장비 교체가 미뤄진 결과,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일부 장비는 문자 그대로 녹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제안이 비록 자발적 제안서 형식이지만,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폴란드처럼 단기간 내 전력을 증강한 사례를 참고해야 하며, 한국은 이미 대량 공급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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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