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핫뉴스
금리 쇼크에 '모기지 포로', 벗어날 길 없어
토론토 집값 하락·고금리 장기화에 매물만 쌓여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May 11 2025 12:04 PM
조던 베클러는 26세에 토론토 킹 웨스트 지역에 60만 달러짜리 원베드룸 콘도를 구입하며 순조롭게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교사이자 코치였던 그는 30세 이전에 단독주택으로 옮기는 걸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뒤 2022년 금리가 급등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팬데믹 이후 캐나다 중앙은행이 8%가 넘는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1개월 동안 5%로 유지하면서 베클러의 월 모기지 부담은 500달러가 늘었다. 결국 그는 두 번째 직업까지 구해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했고, 일시적으로 호주로 떠나 집을 임대해 모기지를 내기도 했다.
현재 29세가 된 그는 여전히 같은 콘도에 살며 집값 하락과 거래 부진 속에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 GTA 부동산 시장은 2022년 초 정점 이후 주택 평균 가격이 4% 하락했고, 콘도 거래량도 30% 이상 급감했다. 베클러는 "결혼도, 아이도, 집도 모두 미뤄야 할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2022년 7월 12일 토론토의 한 주택 앞에 '판매 완료' 표지판이 걸려 있다. CP통신
이처럼 모기지 부담에 허덕이는 온타리오 주민이 늘고 있다. 최근 2024년 4분기에는 1만 1,000건 이상의 모기지 연체가 발생했으며, 캐나다 중앙은행은 무역전쟁 장기화로 금융위기 수준의 연체 증가를 경고했다.
일부는 모기지 상환 기간을 30년으로 늘려 월 부담을 낮추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내야 해 '햄스터 쳇바퀴 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소형 콘도 소유주들은 관리비, 보험, 세금 부담까지 겹쳐 더 취약한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지금 당장 손해를 보고 팔기보다는 버티는 게 낫다"고 조언하지만, 경제 불확실성 탓에 대응이 쉽지 않다.
이민자 마야 일랑고 가족도 2018년 캐나다 이주 후 절박한 심정으로 주택을 구입했지만, 고금리에 월 4,000달러 넘는 모기지 부담을 떠안았다. 그는 "잘못된 조언에 속아 시세보다 10만 달러 비싸게 샀다"며 좌절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열된 시장에서 무리하게 매수한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하며, 관계 중심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토론토의 비주택 대출 평균은 2만 1,000달러를 넘어섰고, 온타리오의 첫 주택 구매자 평균 연령도 40세에 가까워졌다. 개인 재무 전문가들은 "요즘 들어 생계 불안과 현금 흐름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며, 매달 모든 수입이 모기지로 빠져나가 삶이 '감옥'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많다고 우려했다.
베클러는 "주변 대학 동기 15명 중 집을 산 사람은 한 명뿐"이라며 "규칙이 바뀌었지만, 우리는 그걸 미리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토론토 외곽으로의 이사를 고민 중이지만, 그마저도 확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집을 사고 아이를 키우는 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www.koreatimes.net/핫뉴스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