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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Chill: 기후변화와 조선 예술품

혹독한 환경 속 도공의 투혼 등 조명


Updated -- May 16 2025 05:47 PM
  • 이로사 편집위원 (gm@koreatimes.net)
  • May 16 2025 03:48 PM

ROM에서 열린 한국문화 교류 강연


지난 12일(월) 저녁, 캐나다 로열온타리오박물관(ROM, 100 Queens Park, Toronto) 이튼 시어터에서 18세기 한국미술의 변곡점을 기후변화를 통해 보는 특별한 행사가 펼쳐졌다.

'The Big Chill: 기후변화와 조선의 예술품 생산'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기후변화와 한국 예술의 전환점을 조명하며, 한국 캐나다 문화 교류의 해를 기념해 마련되었다. 강연에는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의 한국관 큐레이터 임수아(Sooa Im McCormick) 박사, 기후 변화 전문가 소렌 브라더스(Soren Brothers) 박사, 그리고 ROM의 한국 문화 예술 큐레이터 권성연(Vicki Sung-yeon Kwon) 박사가 참여했다.

조쉬 바세체스(Josh Basseches) ROM 관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영재 토론토총영사가 축사를 전했다. 바세체스 관장은 ROM이 1901년, 정식 개관 전부터 한국 유물을 수집해왔음을 언급하며, 북미 내 최대 규모의 한국 컬렉션과 상설 전시관을 보유한 자부심을 강조했다. 또한, 박물관이 지닌 학문적 연구 및 담론의 장으로서의 역할과 그 중 기후위기 등 전지구적 담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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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전문가이자 기후 전문가인 소렌 브라더스(Soren Brothers) 박사가 '소빙하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ROM 한국문화예술 인턴 강민지

 

기후 전문가인 브라더스 박사는 1400-1800년대에 북반구 평균 기온이 약 0.6도 정도 강하하며 전지구적으로 생태적 위기를 초래했던 ‘소빙하기(Little Ice Age)’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소빙하기의 영향으로 발생한 생태 위기와 그로 인한 전염병 확산,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마녀사냥 등 사회적 현상을 언급했다. 그는 온타리오주의 크로포드 호수가 기후 변화의 증거로 연구되고 있다며, ROM에서 진행하는 ‘기후 변화 투어’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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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미술관의 한국관 큐레이터 임수아(Sooa Im McCormick) 박사가 기후변화에 따른 조선미술 미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ROM 한국문화예술 인턴 강민지

 

임수아 박사는 18세기 조선의 대표적 예술품인 달항아리(백자)에 대해 발표하며, 영조·정조 시대의 근검절약 정책과 기후변화가 예술의 미학과 제작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명했다. 그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미학을 찾아낸 조선의 도공들의 투혼의 결과를 소개했다. 또한 무심한 듯 완벽한 달항아리가 한국의 대표적인 미로 알려지는데 있어서 일제 강점기의 일본 미술 평론가에 의해 '조선의 애환이 담긴 달항아리’로 식민지적 프레임이 만들어지면서 소개된 일화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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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의 한국관 권성연 큐레이터가 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별상신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ROM 한국문화예술 인턴 강민지

 

ROM의 권성연 큐레이터는 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한국소장품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무신도 중 천연두의 신 호구마마신(호구애기씨)은 보통 여성인데 반해, ROM 소장품 '별상부부도'에서는 호구마마신이 아내로,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신격화된 고려 최영 장군 별상이 남편으로 등장한 것을 설명하며 당시 조선인들이 느꼈을 전염병의 무서움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는 유럽의 마녀사냥처럼 한국의 민간신앙에도 여성 신이 전염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가 하면, 치유의 힘을 지닌 것으로 믿어진 것에도 주목했다.

행사 후 열린 리셉션에서는 토론토의 한국 전통음악 퓨전 밴드 ‘한음(판소리 이상아, 가야금 이현영, 기타리스트 제이, 대금과 장구 이태욱)’의 공연이 펼쳐졌다. 한식 뷔페와 더불어 한국의 미, 멋, 소리를 모두 감상할 수 있었다. 또한 고려 청자, 분청사기, 조선 시대 왕실에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화백자 화장기 등이 리셉션 룸에서 특별 전시되었다. 

이날 행사는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의 기금과 ROM의 ‘비샵 와이트 위원회: 동아시아 프렌즈 그룹(Bishop White Committee: Friends of East Asia)’의 지원으로 마련되었으며, 티켓 판매 수익금은 ROM의 한·중·일 소장품 복원사업과 인턴십 펀드 조성 등 한·중·일 큐레이터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데 쓰인다.

권성연 큐레이터는 지난해 비샵 와이트 위원회의 지원으로 현재 ROM의 한국 소장품인 조선시대 불화 1점과 책거리 병풍 1점이 서울의 한국미술 복원 전문가에게 보내져 복원·보존처리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원로 조각가 장연탁 선생을 비롯하여 한인미술가협회 회원들과 문화예술 애호가들이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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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후 ROM 리셉션 룸에서는 한식 뷔페와 전통음악 그룹 '한음' 의 공연으로 참석자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했다. 사진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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