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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당 "우리는 잘했다" 아전인수
'결정적 한방' 없이 뻔한 '공방'만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May 19 2025 02:50 PM
국민의힘·개혁신당 '이재명 때리기' 열중 '경험자' 이재명, 3년 전에 비해 무딘 칼날
6·3 대선 후보들의 첫 TV 토론회가 헛심 공방과 네거티브 공세 속에 마무리됐다. 국민의 눈이 쏠렸지만 후보들은 ‘결정적 한 방’ 없이 토론을 마무리했고, 각 정당은 “우리는 잘했고, 상대는 못했다”며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전문가들은 대권을 꿈꾸는 모든 후보가 방어에 급급한 채 구체성 떨어지는 공약만 내놓은 데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1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전날 열린 대선 후보자 초청 1차 토론회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뉴시스
19일 각 정당이 전날 열린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두고 내놓은 평가는 아전인수 일색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각각 겨냥해 “급조된 졸속 후보”라거나 “자기 주장이 없었다”고 비판했고, 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집중 견제했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재명 후보 답변이 전반적으로 함량 미달이었다며 평가절하하기 바빴다. 그나마 원외정당에서 출마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토론 초반 김문수 후보를 향해 “윤석열 대리인이 무슨 대선에 나오느냐”고 직격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라 주목받았다. 하지만 권 후보 역시 소수정당으로서 정책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TV토론회서도 '부자 몸조심' 전략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부자 몸조심’ 전략은 TV토론회에서도 이어졌다. 3년 전 20대 대선 후보로 맞붙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토론 당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RE100’의 의미를 아느냐며 따져 물었던 날카로움은 없었다. 되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로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공약’과 관련해 테더(USDT)와 유에스디 코인(USDC)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으며 토론 시간을 소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기다렸다는 듯 토론을 두고 '이재명 때리기'에 돌입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의 태도는 무지와 무책임, 준비 안 된 토론의 전형”이라고 꼬집었고, 윤재옥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재명 후보는 곤란한 질문을 피해가며 실패한 정책을 답습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후보는 직접 나서 “이재명 후보가 김문수 후보에게 ‘그래서 어쩌라고요’ 식으로 말한 것은 인성의 문제”라며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나 같은 토론을 두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첫 번째 TV 토론을 통해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확실하게 책임질 사람은 이재명밖에 없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다”며 이재명 후보를 감쌌다. 반대로 민주당 인사들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김문수 후보는 준비가 안 된 급조된 졸속후보임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평가하면서, 이준석 후보를 향해선 ”대선 후보 토론회가 아니라 마치 학예회나 장학퀴즈 정도로 아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진보 진영 후보로 꼽히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해선 “비교적 소신이 뚜렷해 보였다“며 긍정 평가했다.
국힘 "김문수 강점 드러나" 개혁신당 "이준석으로 선회"
김문수(앞줄 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하상윤 기자
국민의힘과 개혁신당도 같은 토론을 두고 자화자찬하긴 매한가지였다. 신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는 노동 약자와 기업 성장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시간이 부족해 세세히 보여주지 못했지만 강점은 드러났다”며 뜬금없이 ‘시간 탓’을 하기도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토론 태도를 보며 ‘지지율만 믿고 너무 오만방자하게 하나도 준비 안 된 상황에 나온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비판했고, 김문수 후보를 향해서도 “TV토론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김문수 후보로는 절대 안 된다며 많은 분들이 이준석 후보로 선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방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남은 토론회에서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결과적으론 상대 질문을 요리조리 잘 피한 이재명 후보가 승자”라면서도 “결정적 순간이 거의 없었고, ‘A급’ 준비를 한 후보도 보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모든 후보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졌다”며 “토론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가겠다는 예측과 전망이 있어야 하는데 부정적인 전망이 반복되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김형준·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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