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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유지보수, 제조업의 판을 바꾸다
데이터 분석과 로봇 기술이 산업 안전과 효율 높여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May 21 2025 01:46 PM
제조업체들은 오랫동안 기계 고장 문제에 시달려왔다. 그리고 그 비용은 상상 이상이다. 2024년 지멘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500대 기업이 겪는 예기치 않은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매년 최대 1.4조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기계 고장은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제품 부족, 가격 상승, 품질 저하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IBM과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예측 유지보수라는 전략을 통해 산업 운영의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예측 유지보수 기술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산업 기계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과열된 부품이나 압력 누출 등의 문제를 미리 파악한다. 센서는 기계의 성능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프트웨어는 이를 분석해 문제를 예측한다. 이 기술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예측 유지보수 시장이 매년 26.5% 성장해 2032년까지 707억 3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I는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생성적 AI와 AI 기반 로봇 기술의 발전은 예측 유지보수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AI의 역량이 발전함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고급 알고리즘을 유지보수 시스템에 통합하고 있으며, 더 빠르고 정확한 예측을 통해 운영과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장애물도 있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기존 시스템이 과도한 경고를 발생시켜 불필요한 부품 교체와 낭비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이에 일부 스타트업들은 AI를 이용해 문제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려 하고 있다.
아쿠안(Aquant)은 자사의 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과거 유지보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로 유지보수가 필요한지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기술자들의 메모와 산업 표준을 교차 검토해 불필요한 작업을 걸러낼 수 있으며, 진동, 소리, 온도 변화 등 기계의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같은 다양한 정보 저장소의 과거 데이터와 결합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고유 알고리즘이 문제를 진단하고, 잘못된 경고를 걸러내며, 필요한 조치를 추천한다고 했다. 이 시스템은 코카콜라, HP, 홀로직(Hologic) 등 고객들이 가동 중지 시간을 줄이고 불필요한 수리 비용을 방지하여 연간 서비스 비용을 최대 23%까지 절감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AI는 검사 작업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게코 로보틱스(Gecko Robotics)는 벽을 타고 올라가는 로봇, 드론, 로봇 개를 개발하는데, 이 로봇들에는 초음파 센서, 고해상도 카메라, 빛 감지와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술이 장착된다. 로봇들은 댐, 발전소, 석유 및 가스 시설 등을 검사하며 파이프, 탱크, 용기 등 산업 장비의 세부 데이터를 수집한다. 그 데이터들은 게코의 AI 플랫폼인 캔틸리버(Cantilever)가 부식, 침식, 균열 등을 분석, 감지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실시간으로 자산 상태를 예측하고 유지보수를 계획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유지보수 도구에 대화형 AI를 결합하고 있다. 웨이츠 센서 테크놀로지스(Waites Sensor Technologies)는 2006년부터 테슬라, DHL 등 여러 기업에 50만 개 이상의 진동 및 온도 센서를 설치해왔다. 최근에는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을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에 통합하여 기술자들이 시스템에 직접 질의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술자들은 시스템을 통해 어떤 기계가 고장날 가능성이 높은지, 어떤 수리가 필요했는지, 어떤 유지보수가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유지보수팀이 복잡한 대시보드나 보고서를 뒤지지 않고도 더 빠르고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AI의 발전 덕분에 예측 유지보수는 이제 예방 유지보수(precautionary maintenance)로 발전하고 있다. 예측 유지보수가 문제를 식별하는 데 그쳤다면, 예방 유지보수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수록 그 예측 정확도는 높아지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기술이 제조업의 고장 예방과 비용 절감을 이끌며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언스플래쉬
하지만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다. 스마트 센서를 설치하고 AI 플랫폼을 통합하며 기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는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패키징 및 가공 기술 협회(PMMI, Packaging Machinery Manufacturers Institute)의 시장 개발 부문 부사장 호르헤 이즈키에르도(Jorge Izquierdo)는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이 패키징 산업의 스마트 제조에서 가장 먼저 적용될 기술이지만, 새로운 기술을 기존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률이 즉시 나타나지 않으며, 시스템의 복잡성, 데이터 저장소의 문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상호 작용하는 문제 등이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인공지능 기반 유지보수 시스템을 대규모로 구현하려면 많은 기업들이 예산을 따로 배정해야 하는데, 예산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의 유지보수 팀은 데이터 분석과 AI 도구 관리에 필요한 새로운 전문 지식이 부족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저항이 있을 수 있다. AI 기반 시스템이 기술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일부 제조업체들은 AI가 기술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아릭스 테크놀로지스(Arix Technologies)의 CEO인 크레이그 말로이(Craig Malloy)는 자사의 로봇과 AI 도구가 유지보수 기술자들이 의사결정과 장기 계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절약해준다고 말했다. 이는 더 적은 인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스마트하고 안전한 검사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게코 로보틱스의 제이크 루사라리안(Jake Loosararian)은 AI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제조업에서 증가하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I 기반 예측 유지보수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려는 기업들이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AI는 게임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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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