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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그린워싱 규제, 기업 부담 가중
환경단체, 진정성 있는 행동 촉구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17 2025 10:29 AM
새로운 반(反)그린워싱 법안이 기업들의 기후 행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이를 변명으로 보며, 기업들이 기후 대응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캐나다 경쟁법 개정안인 법안 C-59는 제품이나 기업 활동의 환경적 이점을 과장하는 ‘그린워싱’을 방지하고자 도입됐다. 이 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이 주장하는 환경 효과를 뒷받침할 상세한 증거를 요구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제재할 수 있는 권한도 강화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개정안의 ‘국제적으로 인정된 방법론에 부합해야 한다'는 규정이 모호해 해석 차이가 크고, 법적 위험에 노출되면서 기업들이 환경 관련 홍보를 아예 자제하게 됐다고 비판한다. 메이플 리프 푸즈(Maple Leaf Foods) 이사회 의장인 마이클 맥케인(Michael McCain)은 이를 ‘그린 허싱(green hushing)’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법안이 기업들의 환경 노력 공개를 오히려 막는 장애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로열 뱅크(Royal Bank)는 법 개정 이후 5000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 금융 지원 약속을 철회했다. 또한 캐나다 연금 계획 투자부문도 최근의 법률 변화로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부합하는 투자 약속을 중단했다. 에너지 분야 기업들의 법률 자문을 맡는 변호사 타이슨 다이크(Tyson Dyck)는 많은 고객들이 법안 시행 이후 환경 주장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기대했지만 혼란과 해석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법안 시행이 그린워싱을 근절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환경법률단체 에코저스티스(Ecojustice) 변호사 매트 헐스(Matt Hulse)는 과거 그린워싱 혐의를 받았던 기업들이 최근 법안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오히려 법안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이미지 개선용으로 이용하는 대신 진정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케인은 법안이 가진 의도는 좋았으나 ‘국제적 방법론’이라는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농업 분야의 탄소 배출 측정이나 탄소 배출권에 대한 신뢰할 만한 국제 인증 기관이 부족하며, 자신의 회사가 탄소중립을 달성했어도 이를 인증할 기관이 없다고 했다. 그는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환경 개선에 나서면서도 그 사실을 홍보하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로열뱅크는 5천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 금융 지원을 약속했지만 최근경쟁법 법률이 개정되며 약속을 철회했다. 로이터
반면 환경옹호단체 환경보호(Environmental Defence) 에밀리아 벨리뇌(Emilia Belliveau)는 법안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변화하는 최선의 관행에 맞춰 유연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점을 옹호했다. 또한 ‘국제적으로 인정된 방법론’을 적용함으로써 각 기업이 임의로 데이터를 해석해 부풀리는 일을 방지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하원의원 찰리 앵거스(Charlie Angus)는 법안에 찬성 투표했으며, 기업들이 '최고 안전 차량’이나 ‘저타르 담배’처럼 허위 주장을 할 수 없도록 법이 진실성을 담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소중립과 배출 감축에 관한 기업들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법안에 관한 최종 지침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헐스 변호사는 일부 개선점이 있긴 하지만, 기업들이 해외 사례와 회계 및 과학적 원칙을 참고하면 환경 주장을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5000달러의 소액 수수료를 내고 경쟁국에 주장을 사전 검토받을 수도 있는데, 이는 대기업에게는 부담이 크지 않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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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