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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홍수, 더 길고 더 세졌다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 물 관련 재해 세계적 규모로 악화
- 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n 17 2025 02:49 PM
최근 미국항공우주국 NASA의 새로운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가뭄과 홍수 같은 극한 기상현상의 강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인 기후는 점점 더 자주, 더 길게, 더 심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수치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보다 두 배에 달했다.
이번 연구는 NASA의 환경 감시 위성 그레이스(GRACE)의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변화의 가파른 속도는 연구진조차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추세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했지만, 극단적 기상현상의 증가 속도가 지구 평균 기온 상승보다도 빠르게 나타난 점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데이터를 공동 제작한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 수문과학연구소의 바이링 리(Bailing Li) 박사는 아직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고 훨씬 더 긴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곳곳에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한 경고 신호라고 설명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매슈 로델(Matthew Rodell) 박사도 이번 데이터에 대해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지만, 파괴적 기상현상의 가속화 가능성은 분명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기상현상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해당 현상이 지속된 기간, 영향을 받은 지역의 면적, 강수량이나 가뭄의 정도 등을 수학적 방식으로 계산해 극단성 지수를 산출했다. 이 기법은 2023년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게재된 기존 연구에서도 활용된 바 있으며, 당시 논문에서는 물 순환 체계의 교란이 기후 위기의 가장 심각한 결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극단적 기상현상의 강도가 엘니뇨나 다른 기후 지표보다 지구 평균 기온과 더 강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가뭄과 홍수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더 오랫동안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NASA 위성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뭄과 홍수 등 극한 기후 현상이 전례 없이 빠르게 증가하며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언스플래쉬
이번 통계는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lobal Water Intelligence)의 요청에 따라 제작됐다. 해당 기관의 대표 크리스토퍼 개슨(Christopher Gasson)은 물 산업이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있으며, 지나치게 많은 물과 부족한 물, 또는 이 두 가지 모두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상수도 회사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으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기상청과 엑서터대학교(Exeter University) 기후변화 영향 책임자인 리처드 베츠(Richard Betts) 교수는 이번 보고서를 두고, 지구 온난화가 더욱 심각한 홍수와 가뭄을 유발한다는 오랜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람들은 조상 대대로 익숙해진 날씨에 기반해 생활 방식을 구축해 왔기 때문에,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극단적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인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국제 NGO 워터에이드(WaterAid)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홍수와 가뭄 간의 극심한 변동이 수백만 명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대도시가 가뭄에서 홍수, 혹은 폭염에서 한파로의 ‘채찍질(whiplash)’ 현상을 반복적으로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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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인턴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