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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등장한 분노 좀비
“코로나 떠올리게 해”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n 23 2025 01:05 PM
‘28일 후’ 속편 ‘28년 후’ 대니 보일 “공포에 성장물 포개 인간의 본질, 악의 본질 묻는 영화” “아이폰으로 고화질인 4K 촬영 스크린 상영할 정도로 기술 발전”
“20년가량 됐어도 ‘28일 후’(2002)를 아직 기억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게다가 그사이 영화처럼 거리에 아무도 없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고요. 영국은 브렉시트로 유럽에서 고립된 상황을 맞으며 영화가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국 유명 감독 대니 보일(69)이 영화 ‘28년 후’(19일 개봉)로 한국 관객을 만났다. 그는 18일 오전 화상으로 한국 언론을 만나 ‘28년 후’를 만들게 된 계기로 ‘28일 후’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세계의 변화를 들었다. 보일 감독은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로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7관왕을 차지한 명장이다.
대니 보일 감독은 "한국을 너무 좋아해 가고 싶었으나 영국 런던에서 화상 간담회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소니픽처스 제공
‘28년 후’는 ‘28일 후’의 후속편이다. ‘28일 후’는 좀비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분노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빠른 동작으로 다른 이들을 공격하며 세상을 혼돈 속으로 몰아간다는 설정부터가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보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지 않았지만 2편격인 ‘28주 후’(2007)가 만들어질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28년 후’는 18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편이자 보일 감독이 23년 만에 내놓는 속편이다.
영화 '28년 후'는 영국에 분노바이러스가 퍼진 28년 후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다. 소니픽처스 제공
‘28년 후’는 분노바이러스가 퍼진 28년 뒤 영국 북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세상과 고립된 작은 섬에서 자란 소년 스파이크(알피 윌리엄스)가 주인공이다. 그는 아버지와 영국 본토로 생애 첫 ‘사냥’을 나갔다가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한다. 좀비물이라는 공포영화의 속성에 성장물의 성격이 포개진 영화다. 전반부는 유려한 영상미에 스릴과 서스펜스를 충실히 담아냈다. 후반부는 작위적인 면이 강해 맥이 빠진다. 보일 감독은 “스릴이 넘치면서도 흥미진진했던 ‘28일 후’의 느낌을 다시 한번 스크린에 되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28년 후'는 분노바이러스 창궐로 좀비들 세상이 된 영국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소니픽처스 제공
영화는 아이폰15 맥스로 촬영됐다. 보일 감독은 “‘28일 후’를 만들 때만 해도 비디오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화질이 좋지 않았다”며 “지금은 아이폰으로 고화질인 4K 촬영을 해 스크린에 상영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창궐로 20년 넘게 사람이 훼손하지 않은 대자연의 모습”을 담기 위해 아이폰을 촬영도구로 삼기도 했다. 보일 감독은 “스코틀랜드 남부 지역에 의도한 장면을 찍을 수 있는 자연환경이 있는데, 큰 촬영장비를 갖춘 채 들어갈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번 영화는 3부작으로 기획됐다. 2편은 이미 촬영을 완료해 내년 개봉 예정이다. 미국 감독 니아 다코스타가 연출했다. 3편은 보일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 각본은 ‘28일 후’를 함께했던 알렉스 갈런드가 맡았다. 보일 감독은 “갈런드가 그사이 감독이 돼 감독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그와의 협업이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영화 ‘선샤인’(2007) 각본가로도 보일 감독과 협업한 갈런드는 ‘엑스 마키나’(2014)와 ‘시빌 워: 분열의 시대’(2024)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SF와 공포물에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영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보일 감독은 ‘28년 후’가 “인간성이 무엇인지, 인간성을 지속시키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하는 영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갈런드에게 이번 영화와 2편의 의미가 뭔지 제가 물었어요. 그는 이번에는 사람의 본질을 묻는다면 다음에는 악의 본질을 말할 것이라고 답했어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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