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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까지 자전거로, 아리 Go!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Jul 03 2025 09:08 AM
유월의 끝 날인 어제, 30일 아침 7시경, 우리집 앞마당에서 작은 행사가 있었다.
조용하지만 진지한 움직임으로 가득 찬 그 행사는 열아홉 살인 손자 아리가 몬트리올까지 자전거로 달리는 여정(旅程)의 출발을 응원하는 가족행사였다. 자전거를 매만지고, 장비를 체크하고, 기본 달리기를 실험하는 등, 최종 점검을 하느라고 조용한 가운데 바쁜 움직임이었다. 지켜보는 가족들 사이엔 긴장감까지 돌았다.
Biking To MTL
For Cancer Society
아리(Ari)로부터 그 행사 계획을 처음 들은 것은 한 달 전쯤이었다.
기말 시험을 치르는 중인 아리가 방학 동안에 할 일을 이야기하는 중에 이번 자전거달리기 계획을 말했다. 이웃에 사는 친구 칼빈(Calvin)을 끌어들여 동의를 얻고, 함께 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그 기간에 모금되는 돈은 암환자들을 위한 치료비로 사용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다 컸구나! 올바르게 커줘서 고맙구나! 하는 생각의 번개가 스쳤다. 이후,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내 지켜보았다.
행사를 구상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짜고, 수시로 친구의 의사타진을 하는 등, 나름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에 띄우고, 큐알코드(QR code)를 만들고,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알리고...
시험을 끝내고 방학이 시작되자 두어 곳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이사이 필요한 장비들을 구입하여 보강하고, 소식을 나누고 일정을 조율하고... 그러는 사이 작은 액수이지만 여기저기에서 기부금이 들어오고, 응원의 목소리들이 들려오는 눈치였다. 게중에는 ‘지금은 돈이 없어, 박수만 칠게’ ‘나중에 돈 벌면 그때 도네이션 할게’ 등등, 또래 친구들의 반응이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틴에이저 다운 발언, 젊음의 풋내가 풀풀 풍기는 몸짓, 나에게는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일이었다.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을까. 다시금 아리가 대견스러웠다. 나는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지켜보는 내내 내가 더 흥분되고 내 마음이 더 뜨거웠다.
할머니인 내 마음이 이럴진대, 제 부모는 얼마나 가슴이 뜨거울까. 제 엄마도 아빠도 몹시 바쁜 시간임을 나는 안다. 엄마는 중국의 모 대학 학술대회에 초빙되어 준비 중이었고, 아빠 역시 FDA의 감사 등, 회사일이 한 짐이었다. 그 와중에도 사이사이 아들의 건강관리와 장비구입 등에 신경 쓰면서 돕고 있었다. 그게 부모마음이다.
떠나기 전날 오후, 엄마아빠가 머리 맞대고 알림판을 만들어 집 앞에 세웠다. 그 알림판에 아빠가 큐알코드까지 만들어서 붙여주었다. 길 건너편집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알림판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모습을 나는 집안에서 지켜보았다. 괜스레 가슴이 뛰었다.

시인 권천학 사진 제공
Go Ari & Calvin!
할머니, 잘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싱긋 웃던 모습, 제 부모와 동생까지 포옹하며 인사는 나누고 나서 출발했다. 두 녀석의 뒷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
날씨는 무더웠다. 어제 오후, 어디쯤 가고 있을 텐데... 스톰이 예고되고 있었다.
제발 무사하기만을!
제 아빠와는 수시로 소통하였다. 아빠는 그 소식들을 다시 가족카톡방으로 올려주었다.
아리가 어느 구간에서 만난 폭우 속을 달리다가 넘어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쿵! But it’s ok! 얼른 가벼운 일이었다고 설명을 해서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모금상황도 계속 알려주었다. 벌써 상당 액수가 모금되고 있었다. 나는 물론이고, 제 부모도 주변에 일체 알리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이나 SNS를 통하여 도네이션을 한 것을 보면서, 역시, 인터넷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꿈틀거렸다. 친지들도 동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국에 사시는 할아버지, 멀리 고모... 타도시에 사는 지인들, 아리의 학교 친구들... 그 외에도 누군가들이 모금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 어제 알림판을 들여다보던 맞은편 아주머니의 도네이션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615을 익명으로 입금시킨 사람도 있었다. 궁금했다.
오후에 스톰의 영향으로 비가 내렸다. 그 무렵에 아리가 달리는 구역을 스톰이 지나갔으리라. 그래서 넘어졌으리라. 가볍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비에 젖지 않게 하려고 알림판을 차고로 옮겼다. 그리고 햇볕이 밝은 오늘 아침. 다시 내놓았다. 끝나는 날까지 더 많은 도네이션이 쌓여 암환자들에게 좀 더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두 녀석이 그저 대견하고 감사하다! 158주년의 캐나다 데이가 더욱 찐하게 느껴진다.
이제 겨우 이틀째인데, 벌써부터 돌아올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지금 어디쯤 달리고 있을까.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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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