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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구호체계, 굶주림이 무기가 됐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 "구호 대기 중 650명 이상 사망"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Jul 03 2025 09:43 AM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 Gaza Humanitarian Foundation)이 가자지구 내에서 시행 중인 구호활동 방식이 이스라엘이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활용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집단학살을 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GHF가 지난 5월 말부터 구호물자 분배를 맡은 이후, 해당 기구의 군사화된 방식이 인도적 재난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말라리아와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한 아동의 부모, 의료진, 식량 확보에 고통받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하며, 이스라엘의 생존 기반 시설 파괴와 강제 이주, 지속적인 폭격과 함께 GHF의 운영이 시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이 구호활동을 ‘부비트랩’으로 만들어 절박한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며, 이는 기아와 질병이라는 치명적 조합으로 주민들을 한계에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 보건부는 GHF가 운영을 시작한 5월 이후, 구호물자 수령 장소나 그 경로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 등으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650명이 숨지고 4,5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인 3일 새벽에는 구호물자를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 중 최소 45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5명은 GHF 관련 장소 인근에서, 나머지 40명은 가자지구 전역의 다른 구호 분배 지점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한 보고를 확인 중이라며,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가자지구 구호조정기구(COGAT)는 5월 19일 이후 가자지구에 3,000대 이상의 구호 트럭이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는 가자지구의 압도적인 필요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이스라엘과 가자 인도주의 재단의 군사화된 구호체계가 팔레스타인인을 굶주림과 위험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호물품을 받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모습. AP통신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그네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는 이스라엘군이 구호물자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치명적인 방식의 분배로 인해 매일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사회가 이를 막지 못한 채 이스라엘이 새로운 방식으로 팔레스타인인의 삶을 파괴하고 인간 존엄을 짓밟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70개가 넘는 비정부기구들도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GHF가 운영하는 구호 시스템을 해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시스템이 팔레스타인인을 굶주림과 죽음 사이에 가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당국이 해체 절차에 착수한 이후 GHF는 제네바 지부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국제앰네스티 보고서가 하마스와 협력하며 허위 선전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스라엘군은 군중을 통제하기 위한 경고사격 외에는 수상한 행동을 하는 인물에 대해서만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군은 3일에도 가자 북부에서 하마스 무장세력과 로켓 발사대를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2일 밤부터 3일 새벽까지 가자지구 전역에는 대규모 공습이 이어졌고, 이로 인해 최소 수십 명이 숨졌다. 마와시(Mawasi) 지역의 난민 텐트촌과 가자시티의 학교에 대한 공격으로 각각 15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됐다. 가자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이 5만 7,000명을 넘었으며, 실종된 223명도 사망 처리됐다고 밝혔다.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해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잡아가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희생에 대해 하마스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작전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쟁은 가자지구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전체 230만 주민 가운데 90% 이상이 한 차례 이상 거처를 옮겨야 했으며, 도시 기반 시설은 대부분 파괴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2일, 이스라엘이 60일 정전안을 수용했다고 밝히고,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하마스는 전쟁 종결을 요구하며 반응했으나, 실질적인 휴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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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