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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삼매(讀書三昧)에 빠져보시라!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Jul 12 2025 03:15 PM
무더위를 피하는 온갖 방법들이 카톡방에 등장한다. 단톡방에는 수시로 수박이며 냉커피며 물래방아며 폭포, 파도... 등의 AI가 만들어낸 피서방법들이 수없이 떠오르지만 썩 마음이 내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오는 쪽쪽 지우는 수고가 짜증스럽다. AI가 우리생활 속 여기저기에 끼어 든 것은 사실이지만, 대응 또는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모색에 신경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무조건 퍼다 나르는 바람에 여기저기에 같은 내용들이 겹쳐 돌고 돈다. 물론 게중에는 어쩌다 무난한 것도 있고, 괜찮은 문구들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서 오히려 그것들이 무더위를 더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중에 무더위를 잊는 다섯 가지 방법, 혹은 여덟 가지 방법,..등도 등장했다. 내용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카톡방에 수없이 퍼 날라지는 그 조작된 그림들이 더욱 무덥게 할 뿐이다.
그래서 그보다 훨씬 멋있고 격(格)있게 무더위를 피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언스플래쉬
독서삼매(讀書三昧)에 빠져보시라!
독서로 무더위를 해소하면 어떨까?
그저 의중을 묻는 뜨뜨미지근한 그런 말 보다는 독서로 무더위를 잊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한다. 꼭 묵직한 책 또는 고전이 아니어도 좋다. 각자에 맞도록 가볍게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책이면 된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이나 읽기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생활개발서, 혹은 관심이 있는 분야의 책 한권쯤, 휴가동안에 소화해버리고 나면 휴가의 의미가 더욱 값질 것이다. 휴가를 집에서 즐길때, 시쳇말로 방콕의 경우만이 아니라 어디론가 떠나가는 경우에도 책 한권쯤 짐 속에 챙겨 넣어 가면 훨씬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보람도 거두리라. 호텔에 가서 즐긴다는 호캉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저 시원한 여름음식이나 사진찍어 카톡방에 올리는 그럴싸해보이는 사진만이 아니라, 책 한 권쯤 챙겨가서 느긋하게 읽는다면 훨씬 멋있고 실속있는 휴가가 되지 않을까.
비교적 부피는 적으면서 감동과 사색의 길을 터주는 시집 한권쯤이면 더욱 좋겠다.
독서는 일반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찬바람이 솔솔 부는 가을이라고들 생각해왔다. 그래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다.
천고마비(天高馬肥), 등화가친(燈火可親). 말이 살찌고 등불과 친해지는 계절, 그러나 그런 생각의 틀이 깨어진지 오래고, 깨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책 읽기에 맛을 들인 사람들, 혹은 책읽기의 맛을 한번쯤 경험한 사람들은 이미 그 매력을 알기에 지금 나의 말을 이해하고 끄덕일 것이다.
사실 나는 이즈음 1980년대의 김승옥 소설과 오에겐자부로의 ‘개인적인 체험’을 다시 들추어서 비교독서 중이었는데, 거의 끝나가고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이지만 다시 읽는 것은 20대 전후, 휘몰이 독서를 하면서 받은 감동들이, 나중에 읽어도 이 감동일까? 하는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훗날, 나이 오륙십이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던 나 스스로의 약속을 실행하는 행위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 계획을 다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천천히’라도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시절, 다짐할 때는 주로 톨스토이니 섹스피어니 도스토앱스키니 하는 클래식 고전작품들이었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과정에서 독서의 형태는 달라졌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혹은 구미에 따라 그때그때 거론되는 책들을 읽기도 하고, 젊은 세대들이나 새로 등장하는 외국작가들의 작품을 맛보며 새로운 독서 경향을 알 수 있음은 나로서는 정말 멋진 체험의 시간이 되었다. 지금도 나의 책상위에는 ‘딕테(Dictee)’, ‘잃어버린 G를 찾아서’... 등 포개어져 있다. 다 따라잡진 못하지만, 좀 늦긴 하지만 짬 날 때마다 하나씩 들추어 다시 씹어 먹곤 했다. 그 맛이 쏠쏠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독서행위자체가 예전처럼 순화롭진 못하다.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거듭 읽어야하기도 하고 눈이나 뇌의 피로감이 쉬 찾아와서 자꾸만 멈춰야 한다. 더구나 갈수록 시간의 흐름이 쏜살보다 더 빠르게 느껴지는 시간, 그럼에도 시간을 허비한다는 생각보다는 아주 유의미하게 보냈다는 즐거움을 얻는다.
젊어 한 때, 독서에 빠져있던 시절, 감옥에 가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아무 구애받음 없이 주는 밥 먹고 읽고, 싶은 책 실컷 읽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은 읽을 수 있을 때까지 읽을 수 있기를, 읽을 수 있는 기간이 좀 더 길게 주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일은 여름휴가로 2주간의 가족여행을 떠난다.
떠나는 짐 속에 최근에 입수한 ‘노을의 기억’을 챙겨 넣었다. 한창 더운 때에 더운 지역인 스페인을 거쳐 프랑스의 남부 지방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외국에 돌아다니는 일도 전과 같지 않다. 우선 체력이나 몸의 컨디션 때문에 걱정이 많지만, 가족들의 강력한 부추김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은근히 걱정이 많다. 그래도 습관처럼 책을 챙기면서, 읽어낼까?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어떻든 일단 챙겨 넣었다. 챙겨넣었으니 읽을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올 즈음엔 무더위도 한풀 꺾일 것이고, 챙겨간 책도 읽었을 것이 아닌가.
모두에게, 그동안 독서를 소홀히 하거나 멀리한 사람들에게 권한다. 이번 여름엔 꼭 독서삼매에 한번 빠져보시라!

권천학 | 시인·K-문화사랑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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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