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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문화·스포츠

“모두가 무모하다 말렸지만···”

“누구보다 잘할 거라 믿었다”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Jul 22 2025 02:05 PM

영화 ‘킹 오브 킹스’ 장성호 감독 시각특수효과 30년 전문가 오랜 꿈이었던 영화 연출 도전 기독교 관련 디킨스 소설 바탕 “남녀노소 모두 감동받을 작품” ‘기생충’ 제치고 美 최고 흥행 케네스 브래나·이병헌 등 출연 “亞 애니 전무후무한 성공 이뤄 이젠 현지 회사서 먼저 연락 와”


“‘무모한 망상이다’ ‘이러다 회사까지 망하는 거 아니냐’ ‘하던 거나 잘하지 왜 쓸데없는 일을 하냐’, 이런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응원과 지지를 해줘도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현실적 어려움만큼이나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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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를 제작하고 연출과 각본까지 맡은 장성호 감독. 모팩스튜디오 제공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제치고 한국영화 사상 미국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장성호 감독은 30년 이상 시각특수효과(VFX) 분야 전문가로 활약해온 인물이다. 동국대에서 영화 연출로 석·박사 과정을 마친 그가 오랜 꿈이었던 영화 연출을 결정했을 때 성공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힘들고 아픈 일이 많았지만 미국 시장에서 반응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찰스 디킨스의 단편 소설 ‘우리 주님의 생애’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킹 오브 킹스’는 소설가 디킨스와 아서 왕을 동경하는 아들 월터에게 ‘왕 중의 왕’ 예수의 삶을 이야기해주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다. 극 중 디킨스와 월터는 20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예수 곁에서 그의 삶을 지켜본다.

한국 개봉에 앞서 북미 지역에서 4월 11일 공개됐는데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고, 누적 극장 수입은 6,000만 달러(약 827억)를 넘어섰다. 개봉 국가가 120여 개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전체 수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개봉을 앞둔 그는 “국내 시장은 예측이 어려워서 미국 개봉 때보다 더 긴장되고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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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 모팩스튜디오 제공

 

‘킹 오브 킹스’는 기획에서 개봉까지 10년이 걸렸다. 당초 장 감독은 제작만 맡을 예정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하게 됐다. 평소 친분이 깊던 김우형 촬영감독이 촬영과 제작을 함께 맡으며 그를 도왔다. 기술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2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할리우드 시장을 첫째 타깃으로 삼았다. 그는 “미국 내 기독교 콘텐츠 시장을 조사해 보니 실패 사례가 없었다”면서 “북미 지역은 부가판권 시장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제작비를 회수해 투자금을 잃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미 합작영화 ‘워리어스 웨이’,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2010) 등에 참여하며 친분을 쌓은 스태프들의 소개로 만난 디즈니 출신의 베테랑 보이스 캐스팅 디렉터 제이미 토머슨 덕에 캐스팅도 순조로웠다. “억수로(대단히) 운이 좋았죠. 제이미가 보기에 시나리오가 나쁘지 않았기에 배우들에게도 전달이 될 수 있었어요. 다행히 배우이자 감독인 케네스 브래나 경이 ‘내가 시나리오를 썼어도 이렇게 쓰긴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해줘 다른 배우들도 믿고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 경력의 브래나가 출연을 결정하면서 캐스팅은 순조롭게 풀렸다. 벤 킹즐리, 피어스 브로스넌, 포리스트 휘터커, 오스카 아이삭 등이 기꺼이 출연하겠다고 나섰다. 한국어판에는 이병헌, 진선규, 이하늬, 차인표, 권오중 등이 미국 개봉 전에 참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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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는 작가 찰스 디킨스(오른쪽)가 아들(왼쪽)에게 예수 이야기를 하는 액자식 구성의 영화다. 디킨스 역의 목소리로 영어 버전에는 배우 겸 감독 케네스 브래나, 한국어 버전에서는 이병헌이 출연했다. 모팩스튜디오 제공

 

장 감독은 창작에 있어서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 국내에서 제작비 360억 원을 모두 충당했다. “남녀노소,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 모두 즐기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심혈을 기울인 결과 1998년 개봉한 ‘이집트 왕자’의 미국 내 종교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다시 쓰며 할리우드를 놀라게 했다.

장 감독은 국내 VFX 1세대로 1994년 모팩스튜디오를 설립한 이래 30여 년간 ‘공동경비구역 JSA’ ‘해운대’ ‘태양사신기’ ‘별에서 온 그대’ 등 300편 이상의 국내·외 영화와 드라마에 참여했다. 그는 “실사 영화로는 저만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 같아 주위의 저항감이 적을 듯한 애니메이션을 첫 영화로 택했다”고 했다.

장 감독은 미국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도전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자화자찬 같지만 미국에서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가 이 정도의 완성도로 이만큼 성공한 예는 없을 겁니다. 최소한 아시아에선 유일무이한 일을 해내며 할리우드의 문을 열고 들어간 거죠. 이 영화 개봉 전만 해도 저와 모팩은 미국에서 ‘듣보잡’이었지만, 이젠 현지 회사에서 먼저 연락이 올 정도입니다. 실사 영화도 만들고 싶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가 애니메이션을 좀 더 만들어가는 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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