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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들어가는 탄소 저장고…국토 25% 이탄지의 경고
이탄지는 원래 탄소 흡수원…하지만 대형 산불 땐 오히려 배출원으로
- 유희라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 Jul 20 2025 12:31 PM
CBC 뉴스에 따르면, 2025년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심각한 산불 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전국이 다시 한 번 연기로 뒤덮였다. 지금까지 이미 550만 헥타르 이상의 면적이 불에 탔는데, 이는 최근 10년 평균의 거의 세 배에 달한다.
하지만 불타고 있는 건 숲만이 아니다. 캐나다는 세계 이탄지(peatland)의 약 4분의 1을 보유한 국가다. 이탄지(泥炭地, peatland)는 오랜 시간 동안 물에 잠긴 환경에서 식물과 유기물이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채 축적되어 형성된 습지다. 주로 습하고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형성되며, 수천 년에 걸쳐 식물 잔해가 쌓이면서 ‘이탄(peat)’이라는 유기물 층을 이룬다.
이탄지 역시 타고 있다. 그런데 현재 정부 통계에는 이탄지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반영돼 있지 않다.
연방환경부(Environment and Climate Change Canada)는 이탄지 화재로 인한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한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 데이터를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켈리 보나는 "이 영향을 정량화할 수 있어야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료가 빠르면 내년부터 UN에 제출하는 캐나다 공식 온실가스 보고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이탄지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탄소 흡수원으로, 연구자들은 현재 산불이 이탄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Casa Di Media Productions/WWF-Canada
왜 이탄지 화재가 기후문제인가
캐나다의 이탄지는 대부분 북방 침엽수림 지역에 있으며, 이곳엔 잘 타는 흑전나무(black spruce) 같은 나무가 흔하다. 이 나무들과 토양 속에 축적된 탄소 덩어리들은 건조한 시기에 이탄지를 매우 잘 타는 환경으로 만든다.
이탄지 화재는 한 번에 타오르는 대형 화염이 아니라, 오히려 오랜 기간 동안 은근히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도 지속되며 대량의 탄소를 서서히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맥마스터대학교 박사과정생이자 이탄지 연구자인 그렉 페르카이크는 산불 후 현장을 직접 측정해 탄소 배출량을 산정한다. 그는 현장에서 이탄층의 깊이를 꼼꼼히 측정하며 얼마만큼 타버렸는지를 추적한다.
그는 "연기 때문에 필드에 나갈 수 없는 날이 점점 늘고 있다"며, 숨쉬기 힘들고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산불이 악화되면서 이런 날들이 더 자주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탄지 화재에서 나오는 탄소는 '인위적(anthropogenic)' 배출로 간주되진 않지만, 정부는 이를 따로 기록해 산림 상태 및 대중 정보 제공에 활용하고 있다.
2023년, 캐나다 산불 역사상 최악의 해로 기록된 해에는 산불 배출량만 10억 톤에 달했으며, 이는 같은 해 인간 활동에 의한 6억 9400만 톤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기후변화는 산불 조건을 악화시키고, 산불은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데이비드 올라펠트 앨버타대학 이탄지 전문 교수는 산불이 이탄지의 영구동토층(permafrost)을 녹이는 속도를 높이며, 이 역시 대기 중 탄소 방출을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탄지는 화재 이후 수년, 심지어 수십 년간도 계속 탄소를 배출한다고 경고했다.
"산불의 전체 영향을 이해하려면, 화재 이후 수년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2024년에 발표된 연구는 캐나다가 개발한 모델을 활용해 북방 지역과 온대 지역의 이탄지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정했다. 예비 결과에 따르면 이탄지 화재로 인한 연간 배출량은 약 1150만 톤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해마다 크게 변동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0년에는 배출량이 1300만 톤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2억 7000만 톤으로 급증했다.
이탄지는 평상시엔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 흡수원(carbon sink)' 역할을 하지만, 대형 산불이 일어나면 오히려 흡수량보다 많은 양을 배출하는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된다.
이탄지 배출량 데이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보나에 따르면 새롭게 산정된 데이터는 이탄지 개발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올라펠트 교수는 어떤 지역의 이탄지가 가장 위험한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 보호 논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털루대학교 교수이자 캐나다 이탄지 공동연구 프로젝트 '캔피트(Can-Peat)'를 이끄는 마리아 스트랙은 대부분의 이탄지가 광물 개발 등 자원 채굴 관심 지역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데이터가 향후 광산 개발이나 기반시설 건설 같은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광산 개발로 더 많은 이탄이 교란될 수 있고, 도로 등 접근 인프라만으로도 이탄지의 수문 체계를 바꿔 추가적인 탄소 방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랙 교수는 이탄지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으로 본다.
그는 "캐나다가 전 세계 이탄지 탄소 저장량의 약 4분의 1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의 캐나다인들은 이탄지가 뭔지도 모른다"며, 이 생태계가 얼마나 특별한지, 그리고 이것이 정말 ‘국가적 보물’이라는 걸 알리는 데 항상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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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