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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초대
우윤희 밀알선교단 간사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Jul 22 2025 11:20 AM
7월의 햇살이 도로에 내려앉아 열이 지면을 타고 올라올 것 같은 날, 체감온도가 40도를 오가던 날, 올해도 변함없이 장애인 캠프가 열리는 잭슨스포인트(Jacksons Point)의 숙박 장소에 이것저것 확인하기 위해 출발했다.
넓은 들과 아직 어린 옥수수가 키가 덜 자란 채 빼곡히 초록으로 덮여 있었다.

장애인 재활 캠프에서 미술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캠프 장소로 확정된 라마다 리조트는 2년 전과 달리 불편한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그럴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불편이 정말 불편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그것을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서로의 노력은 꼭 필요하다.
캠프지 답사 후 점심 초대를 받아서 멀지 않은 그 장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리를 초대하신 분을 만났다. 만나면 늘 내손부터 잡고 반겨주셨던 분이다. 여전히 내손을 잡고 반가워 하셨지만, 그분의 얼굴에 세월이 있었다. 18년 전 우리의 시간 속에 지금보다 더 젊었을 그때, 그분도 지금보다 더 젊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7월의 이 즈음을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그 시간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장애인 캠프를 처음 시작할 때, 그분이 터를 잡고 기초를 한 땀, 한 땀 쌓았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왜냐하면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들과 발달 장애인들이 2박3일 캠프를 함께 한 전례가 없었고 그렇기에 주최해야 하는 장애인 단체조차 확신을 갖지 못한 상태였다. 그 일을, 그분이 주도하여 18년 전, 첫 번째 장애인캠프를 잭슨스포인트 구세군 수양관에서 결국 개최를 하게 되었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계획은 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서툴렀던 그때, 첫 번째 장애인 캠프 이후 잭슨스포인트는 최소한 장애인들에겐 여름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뜻밖의 그분 초대로 잠시 나의 시간은 거꾸로 가서 그때를 회상하게 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 그분이 연주한 하모니카 선율은 감미로웠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겹겹이 쌓여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평범한 노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분에게도 우리에게도 장애인 캠프는 하나의 서사가 되었다. 팬데믹으로 캠프를 2년간 못하기도 했지만, 18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 엄마를 따라 장애인 캠프에 참여했던 발달 장애인 아이는 20대 후반의 숙녀가 되었고, 일 년 내내
캠프를 기다리는 발달 장애인 청년은 어느 새 배가 제법 나온 장년이 되었다. 초짜 스태프였던 나 또한 16번째 캠프 운영진의 일원으로 여전히 역할을 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체계를 잡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지고 있지만, 경력이 많은 사람도 자신의 분야가 좀 더 익숙할 뿐 쉬운 것이 아니듯, 해마다 불안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는 것은 도무지 변하지 않는다. 참여하는 사람들의 기대가 어깨에 올라 앉아 내내 무겁다가 캠프가 끝나고 그 짐이 내려지면서 느끼는 해방감과 감사의 마음은 역설적이지만 불안과 걱정이 있었기 때문이라 스스로 위로할 뿐이다.
하긴 무엇을 더 바랄까? 3박4일 그 시간을 참가자들이 고스란히 즐기고 행복하다면 준비하는 사람들, 봉사자들 그리고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후원자들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단순히 장애인 캠프가 아니라 재활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박3일, 3박4일 캠프를 다녀왔다고 그 자체로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 흔히 쓰는 말로 트리거 역할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16번의 캠프를 겪어 온 관계자들은 알고 있다. 캠프에 참여한 어떤 이들에겐 장애인 캠프가 트리거가 되어 지금은 다른 삶의 길 위에 있는 것을.
재활은 삶의 회복이다. 다시 활동하는 것이다. 사회로 나오는 용기를 얻는 것이다. 장애인 캠프는 그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런 장애인 캠프의 중심에는 봉사자가 있다. 그들의 역할이 없다면 캠프는 유지될 수 없고, 그들의 헌신과 섬김은 아무런 대가도 없는 순수한 땀이며 사랑이다. 그리고 또 다른 중요한 한가지,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기초가 놓여있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16번의 캠프에 한결같이 후원으로 동참해주신
분들도 있고 새롭게 후원으로 도와주는 분들도 있다. 작은 모퉁이 돌이 건물의 기초가 되는 귀한 자재가 되는 순간이 있다. 장애인 캠프는 삶에서 약자이며 소외되는 사람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이다. 재정적인 후원은 캠프를 운영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선물인 만큼 장애인 캠프를 통해 삶이 바뀐 장애인들의 서사가 그분들께 보답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햇살이 뜨거웠던 한 여름의 오후, 뜻밖의 초대로 우리를 모아서 소중함을 경험하게 하고 장애인 캠프의 서사를 새삼 확인케 해주신 그 분의 건강과 평안을 진심을 다해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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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