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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오피니언

‘이방인’이 난해한 소설?

이현수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Aug 05 2025 11:01 AM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널리 읽히지만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독자가 많이 있다. 왜 그럴까? 

1942년에 초판이 발간된 ‘이방인’은 일인칭 소설로서 주인공 뫼르소(Meursault)가 화자(話者)이다. 그는 알제리에 살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인데 매사에 무관심하다. 어머니가 사망하자 그녀가 살고 있던 양로원에서 거행된 장례식에 참석해서 부모를 여읜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도 않고 관 속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시신 보기를 거부하는 등 상주의 신분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장례식 후에는 어머니의 묘소에 참배도 하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와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상시처럼 나날을 보낸다. 여자 친구 마리(Marie)와 수영을 하고 정사(情事)도 하고 그녀가 결혼하자고 하자 별생각 없이 그러자고 한다. 

뫼르소는 같은 아파트 빌딩에 사는 레이몽(Raymond)의 분쟁에 말려든다. 레이몽이 여자 친구를 폭행하자 그녀의 아랍인 오빠가 복수하려고 레이몽을 쫓아다닌다. 그러다가 해변에서 격투가 벌어지고 뫼르소는 레이몽과 한편이 되어 싸운다. 싸움이 끝난 후 뫼르소는 해변에서 산책을 한다. 살인적인 무더위라 그는 시원한 샘물이 있고 그늘이 있는 바위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조금 전에 싸웠던 아랍인을 만난다. 아랍인이 칼을 뽑아 들자 칼날에 반사된 강렬한 태양 광선이 마치 칼날처럼 자신의 눈을 찌른다는 환각을 느끼고 정신이 혼미해진 뫼르소는 무의식중에 꺼내 든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뫼르소는 이미 생명을 잃은 아랍인에게 총알 네 발을 더 발사한다. 

뫼르소는 체포되어 살인죄로 재판을 받는다. 뫼르소는 자기가 아랍인을 살해한 것은 태양 때문이었다고 진술한다. 즉 살인할 의도가 없는 우발적 사고였다는 것이다. 검사는 뫼르소의 살인죄보다 그가 장례식에서 어머니를 여읜 아들답게 행동하지 않은 것을 더 질타한다. 결국 뫼르소에게 단두대에서의 참수라는 극형이 선고된다. 뫼르소의 처벌은 살인죄 때문만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에 냉담하게 반응하며 일반적인 도덕적 규범을 무시하고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방으로 가톨릭 신부가 찾아와서 뫼르소에게 다른 사형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에게 영혼을 의탁하라고 권고하지만 무신론자인 그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그는 자기의 행위에 대해서 반성하거나 변명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도덕률과 실정법은 자의적이고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거나 비판할 권한이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뫼르소는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는 냉담한 남자로서 뚜렷한 목적의식이나 소망 없이 살아 왔지만 지금껏 자기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았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느낀다. 인간의 삶과 죽음은 의미가 없다고 믿는 그는 지금 죽으나 20년 후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항소를 포기한다. 뫼르소는 자신의 죽음을 수용하면서 오히려 해방감을 느낀다.

사회적 외톨이인 뫼르소의 마지막 소원은 자기의 사형장에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와서 증오의 고함을 지르며 자기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기가 덜 외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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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플래쉬

 

이상이 ‘이방인’의 줄거리인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소설이 일부 독자들에게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소설의 기저에는 까뮈의 부조리 철학(absurdism)이 깔려 있다. 부조리는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열망과 우주의 무관심 사이의 충돌이다. 까뮈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은 삶의 의미를 추구하지만 우주는 아무런 의미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삶은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주인공 뫼르소의 태도와 행동을 통해 구체화하였다. 그러나 까뮈의 부조리 철학은 단순히 삶의 무의미absurdism함을 인지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삶이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기의 가치를 스스로 창조하고 삶의 의미를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철학적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뫼르소는 전통적 도덕률이나 사회적 규범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며 삶에 대한 외부적 의미 부여를 거부한다. 까뮈는 이런 뫼르소의 삶을 긍정이나 부정의 평가 없이 묘사했다. 이런 서술 방식은 독자들에게 많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기 때문에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

뫼르소는 매사에 무관심하고 어머니의 죽음이나 자신의 사형선고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태도는 일반적인 인간 감정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당혹감을 줄 수 있다. 

이 소설의 핵심 주제인 부조리와 사회적 소외에 공감하기 어려운 독자들에게는 작품이 지나치게 냉소적이거나 비관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이런 문학적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더욱 그렇다.

이 소설의 배경은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이다. 프랑스 혈통의 뫼르소는 프랑스 혈통의 법관들이 주재하는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런데 당시 알제리 사회에는 지배계층인 프랑스 혈통의 사람들의 현지 아랍인들에 대한 경시 풍조가 만연했다. 이러한 알제리의 인종차별적 사회구조를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법정에서 뫼르소가 태양 때문에 아랍인을 죽였다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진술하고 검사는 그의 살인죄보다 그가 장례식에서 보인 패륜적 행동 때문에 중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장면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 속에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러한 철학적 깊이가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전이 되지만, 그만큼 성찰적인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1913년에 알제리에서 프랑스계 시민으로 태어난 알베르 까뮈(Albert Camus)는 소설가, 철학자, 저자, 언론인이었다. 또한 그는 2차대전 중에 프랑스 레지스땅스에 가담하여 지하신문을 편집한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그의 대표작으로 '이방인(L’Etranger)' '페스트(La Peste)' '시지프스의 신화(Le Mythe de Sisyphe)’가 있다. 까뮈는 1957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인 그는 46세이던 1960년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오피니언 - 이현수.png

이현수(토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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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oreatimes.net/오피니언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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