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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전쟁 ‘부메랑의 시간’
도미노 물가 인상 가시화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Aug 08 2025 11:42 AM
美 유통업체 등 관세협상 이전에 미리 쌓아둔 재고 바닥 드러나 공급망 변화 등 관세 회피 진땀 “관세 60%는 美 기업 부담” 추산 “결국 소비자에 가격 전가될 것”
미국 기업들이 4,000여 쪽에 달하는 미국 관세규정집(HTS)을 정독하며 관세 부담을 줄일 궁리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 청구서를 보낸 뒤 외교·경제 정책의 승리를 거뒀다며 자축하고 있지만, 세계를 뒤흔든 관세 여파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항에서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옮기는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캐나다에 35%의 관세를 포함해 약 70개국에 새로운 관세를 발표했다. 몬트리올=AFP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 비용의 60%를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로 인해 수익성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미국 기업들이 관세협상 전 미리 쌓아둔 재고도 바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알루미늄과 철강, 자동차 등 수입 규모는 연간 4,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바비 인형 제조업체인 마텔의 경우 재고를 늘리면서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약 5분의 1로 감소하기도 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지난달 29일 미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베이다그 등을 인용해 “많은 수입업체들이 미리부터 선적을 서두르면서 지난 겨울 항구는 블랙 프라이데이나 크리스마스 할인을 앞둔 성수기 같았다”며 “그러나 관세 지연은 가격 인하가 아닌 (충격) 유예를 의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한 361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5.9%), 미국(-2.1%)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는 등 주요국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뉴스1
이에 따라 기업들은 관세 피해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 의료기기 제조업체 GE헬스케어는 초음파 기기를 4개 국가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미국에 수출할 때 관세율이 가장 유리한 국가를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에서만 생산하던 정형외과 제품을 미국 유타주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미국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도 인디애나주의 유휴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꼼수도 나온다. 미국의 한 세안제 회사는 여러 국가의 성분을 말레이시아나 베트남에서 혼합한 뒤 중국에서 병에 담아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이 업체는 지난 6월 해당 제품의 수출국을 포장국가인 ‘중국’이 아닌 ‘말레이시아 또는 베트남’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승인받아 관세를 낮췄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고관세 카드는 결국 미국 기업의 수익을 압박한 뒤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불러올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 경제매체 킵링저는 “미국 소매업체들이 처음에는 추가 비용을 일부 부담할 수 있지만 재고가 소진되면 결국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이 적용된다”며 이번 달에 서둘러 사야 할 품목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게임기 등 주요 전자제품을 꼽았다.
실리콘밸리=박지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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