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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혈액 통해 전파될 수 있다
한·미 공동연구팀, 특정 단백질 노화 유발 작용 확인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Aug 07 2025 01:57 PM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생물학적 과정으로 여겨져 왔지만, 새로운 연구는 노화가 특정 단백질을 통해 주변 세포로 전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이 과학 저널 메타볼리즘(Metabolism)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나이 든 생쥐로부터 유래한 단백질을 주입받은 젊은 생쥐에서 급속한 노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화 세포가 분비하는 ‘HMGB1’이라는 DNA 결합 단백질이 주변 세포에 노화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MGB1은 원래 세포 핵 안에서 DNA를 정돈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노화가 진행되면 세포 외부로 방출된다. 세포 외부로 나온 이 단백질은 산소 농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며,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 나타나는 ‘환원형(reduced)’ HMGB1은 특히 노화 유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국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환원형 HMGB1이 노화 세포에서 분비돼 건강한 세포에 결합할 경우, 해당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노화 상태에 진입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화형(oxidized) HMGB1은 이러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장, 폐, 근육, 피부 등 인간 세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환원형 HMGB1에 노출된 세포들은 모두 염증 반응과 함께 노화 지표를 보이기 시작했다. 산화형 HMGB1에 노출된 세포들은 정상적으로 분열을 지속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나타났다. 젊은 생쥐에게 소량의 환원형 HMGB1을 주입하자 단 일주일 만에 조기 노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세포 노화 및 염증 반응 증가와 함께 진행됐으며, 실제로 70~80대 인간의 혈액 샘플에서도 40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환원형 HMGB1이 검출됐다. 실험실에서 사육된 고령 생쥐에게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노화가 개별 세포에 국한되지 않고 특정 단백질을 통해 세포 간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언스플래쉬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노화 신호가 개별 세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혈액을 통해 전신적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이 노화를 유발하는 신호전달자로 작용해 세포 간에 노화가 ‘확산’되는 기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노화의 근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동시에, 향후 항노화 치료법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HMGB1의 조절이 노화 억제나 치료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탐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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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