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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가 산불 피해 줄이는 열쇠"
비버 서식지, 식생 보호하며 물과 생태 다양성 지켜
- 유희라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 Aug 17 2025 09:46 AM
북미 전역이 점점 더 거세지는 산불 시즌과 싸우는 가운데, 미국 연구진 한 팀이 가장 단순한 저기술 전략 중 하나를 제안하고 있다. 바로 비버에게 일을 맡기자는 것이다.
스탠퍼드대와 미네소타대 환경과학자들은 11일(월) 발표된 연구에서 미국 서부와 캐나다의 광범위한 지역을 항공사진으로 분석해 1,000개 이상의 비버 웅덩이를 기록하며, 그것이 유역과 주변 토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비버가 만든 댐과 웅덩이가 산불 확산을 막고 생태계를 지키는 ‘자연 방패’ 역할을 한다며, 맞춤형 보전 전략을 통해 재도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P통신
공동저자인 케이트 마허는 "비버는 인간이 강 주변을 관리하려고 하는 많은 일을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은 구조물을 하나 세워 수십 년 버티길 기대하지만, 비버는 필요한 곳마다 작은 댐을 세우고 환경에 맞게 물을 유연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비버는 강에 댐을 쌓아 숲 속에 시원한 물웅덩이를 만들고, 이는 지역 생물 다양성을 키우며 수질 개선과 산불 확산 억제에도 기여한다. 특히 비버 웅덩이는 산림 전문가들이 '화재 피난처(fire refugia)'라고 부르는 영역을 만들어 주변이 불타도 남는 구역을 형성한다. 2020년 한 연구에 따르면 비버가 없는 지역은 평균적으로 식생 피해가 세 배 컸으며, 반대로 비버 댐이 있는 곳은 산불 저항력이 강했다.
한 연구 사진에는 캘리포니아 산불 이후 두 갈래 개천이 찍혔는데, 한쪽은 불에 그을려 황폐해졌지만 다른 한쪽은 푸른 띠처럼 남아 있었다. 차이는 바로 그 구간에 비버 댐이 있었는가였다.

비버 댐 사진. Ecological Society of America
그러나 북미 비버 개체수는 유럽 식민 초기 모피 사냥과 서식지 손실로 수억 마리에서 오늘날 1천만~1천5백만 마리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최근 보전 노력으로 서서히 회복 중이다. 연구진은 "수 세기의 사냥과 서식지 파괴, 질병을 견딘 끝에 북미 비버는 되살아나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 모두에 이익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잘못된 장소의 비버 댐은 농경지 침수, 도로 배수 차단, 가뭄 지역 물 부족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마허 연구진은 '골칫거리 비버'를 해로운 곳에서 이로운 곳으로 옮기는 등 맞춤형 접근을 권장한다.
이번 연구는 댐의 길이, 하천 세기, 식생 높이 등이 웅덩이 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비버 재도입이 효과적인 지역을 선별하는 기초 자료를 마련했다. 마허는 "비버 재도입에 대한 열정이 크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적절한 건 아니다"라며, "위험과 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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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인턴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