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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행동 복잡성, 쾌락 반응까지 입증
스트레스 감소 넘어 즐거움 경험 가능성 제시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Aug 27 2025 10:44 AM
일반적으로 생물 중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떠올릴 때 물고기는 가장 먼저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포르투갈 포르투 대학교(University of Porto)의 행동생리학자 마르타 수아레스(Marta Soares)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연구는 물고기도 쾌감을 추구하고 심지어 그 경험을 기억하며 갈망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수아레스 교수는 기존 연구들이 물고기의 스트레스 반응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에만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물고기가 쾌락을 느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춰, 수아레스 팀은 산호초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청줄청소놀래기(bluestreak cleaner wrasse)와 가시나비고기(threadfin butterflyfish)의 상호작용을 연구했다. 청소놀래기는 가시나비고기의 피부 기생충을 먹고, 가시나비고기는 청소를 받으며 청결을 유지하는 상호이익 관계를 가진다.
기존 연구에서 청소 과정 중 기생충이 제거되면서 물고기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번에는 그 과정이 단순한 청결 이상의 ‘쾌감’으로 느껴질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기생충이 없는 가시나비고기를 대상으로 청소 구역에서의 행동을 관찰했으며, 물고기들이 청소가 이루어졌던 구역에 더 오래 머무르는 등 ‘행복한 기억’을 가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뇌 내 통증과 쾌락을 조절하는 오피오이드 시스템(opioid system)에 주목해 나비고기에 마약성 진통제와 비슷한 작용을 하는 오피오이드 유사체를 주사했더니 청소 구역에 대한 선호가 더 강해졌다. 반대로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차단하는 날록손(naloxone)을 투여하자 청소 구역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하지만 청소를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의 차이를 확인하는 실험에서는, 장애물을 넘어서라도 청소 구역에 가려는 행동은 약물 투여와 관계없이 계속됐다.

청소 물고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고기도 쾌감을 느끼고 이를 기억하거나 갈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줄청소놀래기 사진. 로이터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미시간 대학교 디어본 캠퍼스(University of Michigan-Dearborn) 생물심리학자 수사나 페시나(Susana Peciña)는 동물, 특히 물고기에게서 쾌락을 확실히 증명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수아레스 교수는 사람들은 개나 영장류처럼 친숙한 포유류에게는 감정을 쉽게 부여하지만 물고기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맥길 대학교(McGill University) 부교수 사이먼 리더(Simon Reader)는 이번 연구가 물고기 행동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복잡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수아레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양식업이나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물고기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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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