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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영공서 러시아 드론 격추
투스크 총리, 나토 제4조 발동…유럽 안보 위기 고조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Sep 10 2025 01:03 PM
CBC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영공에 진입한 드론이 격추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처음으로 군사적 대응에 나섰다. 이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나토 회원국이 직접 무력을 사용한 첫 사례다.
도날트 투스크(Donald Tusk) 폴란드 총리는 9일 밤 11시 30분부터 10일 오전 6시 30분까지 총 19건의 드론 침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토 조약 제4조를 발동해 동맹국들과의 긴급 협의를 요청했으며, 이는 회원국이 안보 위협을 감지할 경우 공식 논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투스크 총리는 전면전 직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히 위험 수위가 높아졌다고 경고했고, 현재 상황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전쟁에 가장 가까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폴란드 당국은 드론 3기를 격추했으며, 4번째 드론도 격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나토 공군사령부와 네덜란드 왕립 공군은 F-35 전투기를 동원해 폴란드 방어를 지원했다. 블라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Wladyslaw Kosiniak-Kamysz)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이들 기관에 감사를 표했다.
폴란드 내무부 대변인 카롤리나 갈레츠카(Karolina Galecka)는 드론 7기와 미사일 일부가 폴란드 영토 내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현재 추락 지점을 수색 중이며, 주민들에게는 낯선 물체에 접근하거나 이동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드론 침입 여파로 바르샤바의 쇼팽 공항은 수 시간 동안 영공을 폐쇄했다가 재개방했으며, 항공편 지연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부 루블린 공항은 여전히 폐쇄 상태다.
나토는 폴란드 영공 방어를 지원했다고 밝혔으며, 32개 회원국 대사들이 예정된 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르크 뤼터(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이 고의 여부와 관계없이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을 중단하고 나토 영공을 침해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나토는 모든 회원국 영토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틴 오도넬(Martin O'Donnell) 나토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 대변인은 나토 전투기가 동맹국 영공에서 위협에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아니타 아난드(Anita Anand) 캐나다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이 푸틴 대통령의 평화 협상 거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하며, 캐나다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외교정책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Kaja Kallas)는 러시아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러시아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위원장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드론 415기와 미사일 40기를 우크라이나에 발사했으며, 이 중 최소 8기의 이란제 샤헤드(Shahed) 드론이 폴란드를 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가 유럽 전체에 매우 위험한 선례라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유럽 국가들과 미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폴란드와 접경한 우크라이나 서부 볼린과 리비우 지역은 밤새 공습경보가 지속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드론이 우크라이나 서부의 군사 시설을 타격했지만, 폴란드를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작전의 목표는 모두 달성됐으며, 폴란드에 침입한 것으로 보이는 드론의 사거리는 최대 700km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폴란드 국방부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 침입해 나토가 사상 처음으로 군사 대응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AP통신
이번 사건은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 주변국 영공에 진입한 가장 대규모 사례로 기록됐다. 과거 루마니아와 몰도바에서도 드론 잔해가 발견된 바 있으며, 폴란드에서는 2022년 우크라이나 미사일 오발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폴란드 국방장관은 동부 옥수수밭에 추락해 폭발한 비행체가 러시아 드론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러시아의 도발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발트 3국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의 지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도발적 행위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딕 더빈(Dick Durbin) 민주당 상원의원과 조 윌슨(Joe Wilson) 공화당 하원의원이 러시아의 행위를 규탄했다. 더빈 의원은 푸틴 대통령이 폴란드와 발트 국가들의 방위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윌슨 의원은 러시아 전쟁 자금을 차단할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후속 조치를 경고했지만, 현재까지 추가 제재는 시행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태는 폴란드가 유럽연합의 방위 강화 프로그램인 SAFE(Secure Action for Europe) 기금으로 513억 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인 가운데 발생했다. 러시아의 침공과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안보 책임 확대 요구에 따라 EU는 총 1,756억 달러 규모의 SAFE 기금을 출범시킨 바 있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 주도의 군사훈련이 벨라루스에서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11일 자정부터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전면 폐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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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