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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이웃과 연결돼 지낼 수 있어야 가치”
프리츠커상 수상 야마모토 리켄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Oct 13 2025 04:45 PM
공용공간으로 열려 있는 집 강조
“어항 같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안 팔렸습니다.”
지난해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80)이 서울 신촌에서 언형 세미나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자신이 설계한 성남 판교 하우징 분양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야마모토 리켄이 2010년 준공한 경기 성남 판교 하우징의 모습. 2층인 현관 층이 모두 유리로 돼 있어, 한때 ‘어항 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연합뉴스
2010년 완공된 판교 하우징은 단지별로 야마모토와 핀란드 건축가, 미국 건축가가 설계한 타운하우스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설계한 2단지에서 대거 미분양이 났다. 공용공간과 이어지는 현관 층인 2층이 전면 유리로 설계되면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 몇몇 가족들이 용기를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입주 10년 뒤 주민들은 야마모토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이들은 “집에서 아주 재미있게 잘 살고 있으니 한번 놀러 와 달라”고 초청했다. 야마모토는 “설계를 해오면서 가장 기뻤던 이벤트이자 전무후무했던 일” 이라고 말했다.
그의 주택 건축 철학은 ‘공용 공간으로 열려 있는 집’이다. 단절되고 파편화한 공동체를 되살리려는 건축적 노력이다. 처음에는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전면 유리를 낯설어하던 주민들은 화분을 키우고 데크를 깔고 테이블을 내놓았다. 아이들은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에서 자전거를 맘껏 탄다. 이웃끼리 모여 밥을 먹는일도 점점 늘었다.

야마모토 리켄. 야마모토 리켄 홈페이지
일본도 사정은 비슷하다. 야마모토는 1991년 구마모토현에 중정을 두고 거실과 침실을 분리한 집합주택 호타쿠보 단지를 설계했다. 주민들은 공용 공간인 중정을 지나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을 공유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았지만 비효율적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야마모토는 “일본도 한국도 모두 사생활과 보안을 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진정한 사유 재산은 주민이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곳이고, 그러려면 이웃과 연결돼 지낼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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