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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 추가 대피로 48시간 개방
남부 난민촌 과밀화와 인도적 위기 심화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Sep 17 2025 09:57 AM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에서 하마스 전투원들과의 전면전을 본격화하며 민간인 퇴거를 촉구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주민과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48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살라후딘 도로(Salahudin Road)를 다시 개방한다고 18일 밝혔다.
하지만 수십만 명이 여전히 가자시티에 머물고 있으며, 많은 주민들은 전쟁 이후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동 중 위험, 남부 지역의 열악한 인도적 상황 등을 이유로 대피를 망설이고 있다. 사브라(Sabra) 지역에 거주하는 한 팔레스타인 교사는 전화를 통해 차라리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죽겠다고 말하며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비관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은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서 최소 3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이 중 19명은 가자시티에서 숨졌다고 가자 보건당국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시티 동부 외곽을 장악하고 있으며, 남동부·북부·북서부 지역에서 중심부와 서부로 전차 부대를 점차 밀어넣고 있지만 본격적인 지상 진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는 군 작전이 앞으로 한두 달 안에 더욱 격화될 것이라며, 민간인을 남쪽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현재 작전의 중점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약 10만 명의 민간인이 가자시티에 남을 것으로 예상하며, 도시 전체를 장악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마스와의 휴전이 성사될 경우 작전을 일시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이 카타르 도하(Doha)에서 하마스 정치 지도자들을 공격한 이후,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카타르와의 갈등이 격화되며 협상 전망은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오랜 동맹인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미국 정부로부터도 이례적인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지도부를 어디에 있든 제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도하를 방문해 휴전이 가능할 수 있는 ‘매우 짧은 시간’이 남았다고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무력 진압 계획이 본격화되기 전 협상이 성사돼야 한다고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시 민간인 대피를 촉구하며 추가 대피로를 개방했지만, 위험과 열악한 상황 때문에 주민들의 이동은 제한적이며 국제사회는 인도적 위기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상공에 살라후딘 도로를 통해 남쪽으로 대피할 것을 안내하는 전단을 살포했다. 전단에는 정해진 노란색 도로를 따라 이동하라는 지침과 보안군 및 교통 표지판의 지시를 따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도로가 위험한 상황이며, 민간인들은 도보, 마차, 차량 등을 이용해 혼란 속에서 대피하고 있다.
가자시티는 2023년 전쟁 초기 폭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약 100만 명의 주민이 다시 폐허가 된 도시로 돌아와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다시 대피시키는 것은 가자지구 대부분의 인구를 남부의 과밀 난민촌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심각한 식량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
유엔, 국제 구호 단체, 각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세와 대규모 민간인 강제 이주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유엔 조사위원회는 17일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집단학살을 자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해당 평가는 “터무니없고 조작된 것”이라며 반발했다.
팔레스타인 및 유엔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한 남부 지역조차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가자시티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차량이 공습을 받아 5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중앙 누세이라트(Nuseirat) 난민캠프에서는 고층 건물이 공습으로 붕괴됐고, 주변 주민들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마스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기습해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잡은 이후,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목표 아래 대규모 군사작전을 전개해 왔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의 작전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6만 4천 명을 넘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정부 언론사무국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전역 장악을 선언한 지난 8월 10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1,600개의 주거 건물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으며, 가자시티에서 피란민들이 사용하던 1만 3,000개의 임시 텐트도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당시 가자시티에 있던 인구 중 40%가 이미 도시를 떠났다고 추산하고 있으며, 언론사무국은 19만 명이 남쪽으로, 35만 명이 가자시티의 중서부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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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