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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6일)을 맞아 음미하는 시
달빛 출렁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Oct 01 2025 03:25 PM
홍성철
홍성철 전 문협회장
추석날 홀연히 떠나시기에
둥근 달로 마실 가셨나 합니다
내가 지구 반대편으로 떠났을 때,
나를 그리며
밤하늘 달을 보았다 하셨죠
이번엔 내가 그리움에 벅차
달나라까지 줄을 잇습니다
맨 처음,
내려준 탯줄을 붙들고
세상에 나왔으니
당신은 나의 시작이요
마지막까지 놓아지지 않을 연(緣)입니다
보고싶을 때 볼 수 없지만
우리는 작별하지 않았습니다
줄을 타고 흐르는 당신의 호흡은
여전히 나를 진동시킵니다
나 어릴 때 산수를 가르치며
내가 답를 맞추면 나보다 더 좋아하셨죠
내가 군에 갈 때, 뜨겁게 차오르던 눈시울
이민 비행기에 오르는 나를
아쉬움 가득 바라보던 그 눈빛
당신과 나 사이를 잇는 줄에
우리의 순간이 흐릅니다
당신을 보내고도 나는
밥먹고 술마시고
가끔 농담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하늘에 달이 뜨면
가만히 줄을 당깁니다
나 어릴 적 들려줬던 수 많은 이야기들이
주렁주렁 달려 나와
내 온 가슴
달빛으로 출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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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