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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전쟁으로 캐나다 와이너리 호황
매출 최대 78% 상승…업계 “국내 소비 51% 목표”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04 2025 09:40 A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시작된 미·캐나다 무역전쟁으로 수많은 산업이 타격을 입었지만, 한 산업만큼은 예외였다. ‘캐나다산을 사자(Buy Canadian)’라는 애국적 소비운동 덕분에 와인 산업이 뜻밖의 호황을 맞고 있다.

온타리오와 다른 주들이 미국산 주류 판매를 금지하면서, 나이아가라 지역 포도 재배업자들이 더 많은 캐나다 소비자에게 다가갈 기회를 보고 있다. CBC
트럼프 행정부가 2월 캐나다산 제품 대부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온타리오·브리티시컬럼비아·퀘벡·앨버타 등 여러 주가 미국산 주류를 매대에서 철수시켰다. 그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앨버타주는 3월 초 미국산 주류 신규 반입을 중단한 뒤 1분기 미국산 와인 도매 매출이 전년 대비 55.5% 급락했다. 반면 퀘벡에서는 3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현지산 와인 판매가 58% 급증했다.
미셸 와실리셴 온타리오 크래프트 와이너리 협회 회장은 “이번이 평생에 한 번뿐인 기회였다”며 “모든 유통 채널에서 매출이 78%나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 호조 덕분에 와이너리들이 인력을 늘리고 새 장비를 들여오며 레스토랑 사업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롤린 허스트 나이아가라 웨스콧 와이너리 공동대표도 “불과 6개월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산 와인과 비슷한 가격대의 샤르도네·피노누아를 내놓자 주문이 폭증했다”고 말했다.
LCBO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베이 가그 LCBO 상품담당 부사장은 “미국산 주류가 빠지면서 소규모 생산자의 제품을 30종 이상 신규 입점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BC주에서도 와인 판매량이 전년 대비 6~10% 늘었으며, 오카나간 밸리와 밴쿠버 아일랜드 등 지역 관광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앨버타와 사스캐처완은 지난 6월 미국산 주류 수입 금지를 해제했다. 롭 테일러 캐나다 와인협회 정책 담당자는 “긍정적인 흐름이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 와인은 온타리오 시장의 20% 미만, 전국적으로도 30% 미만을 차지한다. 퀘벡의 경우 국내산 와인이 전체 판매의 0.5%에 불과하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국내 점유율 51%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간 주류 유통 장벽 완화가 추진 중이다. 10개 주와 1개 준주는 개인 소비용 주류 직판 허용 합의에 서명했으며, 2026년 5월까지 완전 시행될 예정이다. 테일러는 “이제 토론토에서 오카나간 와인이나 노바스코샤산 와인을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며 “주 간 거래가 마침내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사라 넬슨은 이번 조치로 미국산 대신 캐나다산 와인을 접하게 됐다. 그는 “지역 특색이 살아 있는 친환경 와인에 감탄했다”며 “이제는 유럽식 모방이 아닌 캐나다만의 정체성을 담은 와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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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