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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 아기 좌석 부모와 따로 배정해 논란
항공 규정 위반해도 처벌 없는 시스템 비판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Oct 16 2025 12:27 PM
CTV 뉴스에 따르면, 연방교통국(CTA)이 생후 18개월 아기에게 부모와 떨어진 좌석을 배정한 에어캐나다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규제 당국이 항공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가족과 항공 이용자 권익 단체는 CTA의 결정이 “여객 권리 보호에 관심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CTA가 에어캐나다의 아동 좌석 배정 실수에 제재를 가하지 않자, 여객 권리 단체와 피해자 맥라클란 부부가 “감독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McLachlan family
지난 1월3일, 그렉과 린지 맥라클란 부부는 세 살 아들 피터와 18개월 딸 몰리와 함께 플로리다 탬파베이에서 토론토로 귀국하려 했다.
비행기가 5시간 지연된 뒤 탑승 직전 몰리가 ‘대기자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렉 맥라클란은 “딸에게 좌석이 배정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체크인 직원이 문제를 수정해 몰리의 탑승권을 발급했지만, 좌석은 혼자 15열에 배정됐고 아버지와 오빠는 2열에 앉게 됐다. 가족은 “탑승 후 직접 해결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부모는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승무원은 “법적으로 승객에게 자리를 바꾸라고 요구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아버지는 딸을 안고 아들의 손을 잡은 채 여러 승객에게 좌석 교환을 요청했다.
맥라클란은 “에어캐나다 측의 도움은 전혀 없었다”며 “비행기에 아이가 타고 있으면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 여객 보호 규정(APPR)에 따르면, 만 14세 미만 아동은 부모나 보호자 근처 좌석에 앉아야 하며, 만 5세 미만은 반드시 인접 좌석이 배정돼야 한다.
가족은 에어캐나다가 처음에 좌석 예약비만 환불해주겠다고 하자 CTA에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수개월간의 조사 끝에 CTA는 “조사를 종결하고 제재는 없다”고 통보했다.
맥라클란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보르 루카츠 항공 여객 권리 단체 대표는 “CTA가 실질적으로 여객 권리를 집행할 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현행 규정상 항공사가 아동을 보호자와 떨어진 좌석에 배정할 경우 최대 2만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CTA는 “탑승 후 가족이 함께 앉았기 때문에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가족은 “항공사가 아니라 우리가 승객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아기가 부모 옆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분노했다.
루카츠 대표는 “신호 위반 후 뺑소니를 쳐도 제3자가 도와줬다고 해서 처벌을 면하는 건 아니다”라며 “에어캐나다는 명백히 규정을 어겼고 벌금을 부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TA가 “감시견이 아니라 애완견 역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어캐나다 측은 성명에서 CTA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히며 “부모와 아동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정책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좌석 배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직원 교육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에어캐나다는 가족에게 향후 여행용 바우처를 제공했지만 가족은 이를 거절했다. 맥라클란은 “우린 돈이나 보상을 원하는 게 아니며, 에어캐나다가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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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