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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개최지 절반이 사라진다
기후변화 속 겨울스포츠의 위기
- 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 Nov 13 2025 12:18 PM
지난 7년 동안 마리옹 테노는 설원을 자신의 일터로 삼으며 겨울의 아름다움과 기후변화의 현실을 동시에 목격해왔다. 에어리얼 종목에서 복잡한 점프와 동작을 펼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눈은 그의 경기력을 좌우한다.

에어리얼 스키어 마리옹 테노를 비롯한 캐나다 선수들이 기후변화로 급격히 변하는 겨울 환경을 직접 체감하며 정부와 IOC에 더 강력한 기후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CP통신
하지만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동계 스포츠는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테노는 월드컵 대회에서 산 전체가 초록 잔디로 덮인 가운데 경기 구역만 인공 설원으로 만들어진 장면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에 있는 게 이상하다”며 “환경이 가짜라는 느낌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풍경의 문제가 아니다. 녹는 눈은 에어리얼 스키어의 이륙과 속도에 직접 영향을 준다. 테노는 “건조한 얼음을 쓰면 점프대는 유지되지만 미끄럽고, 주변은 끈적거린다”며 “속도 변화가 심해지고 일관성이 떨어져 더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202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의뢰한 연구는 기후변화로 인해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도시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경고했다. 분석에 따르면 21개 기존 개최지 중 절반만이 2050년대에도 개최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기는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테노처럼 자연 환경에 의존하는 선수들은 이미 그 변화를 체감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노는 “나는 눈에 의존해 일하지만, 동시에 산에서 벌어지는 일을 세상에 알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기후 행동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공 눈과 녹은 산의 대비가 행동의 계기가 됐다. 테노는 내년 2월 올림픽까지 자신의 탄소 배출을 ‘탄소 중립’으로 만드는 목표를 세우고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와 협력해 선수로서의 탄소발자국을 측정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기후 옹호 단체 ‘프로텍트 아워 윈터스(Protect Our Winters)’ 소속 캐나다 선수 77명과 함께 마크 카니 총리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공개 서한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문제는 유엔 기후변화회의 COP30에서 세계 정상들이 논의 중인 글로벌 의제이기도 하다. 서한은 “기후변화는 캐나다가 직면한 다른 모든 문제와 함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OC 역시 2030년까지 직접·간접 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경기장 95%를 기존 시설 또는 임시 시설로 구성하며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세계 곳곳의 선수들은 IOC가 기후 위기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회장 요한 엘리아시 후보는 ‘지속가능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동계올림픽을 몇 개의 영구 개최지로 순환 개최하자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 가진 것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건 스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에서 엘리아시는 커스티 코번트리에게 패했다. 그럼에도 그는 “영구 개최지 순환 논의는 이미 IOC에서 검토 중”이라며 기후 변화 대응이 새 회장의 주요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 올림피언 400여 명은 올해 초 IOC 후보들에게 더 강력한 기후 조치를 촉구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며 압박을 높였다. 서한은 탄소 배출 감축 목표 강화와 대형 오염 기업 스폰서에 대한 기준 마련을 요구했지만, 코번트리의 공약에는 명확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캐나다에서는 올림픽 스프린트 카약 선수 출신이자 현 국가 스포츠국장인 애덤 반 쿠버덴이 이 문제를 총리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는 최근 예산안에 포함된 산업 탄소 가격 강화와 메탄 규제 등을 기후 대응 조치의 예로 들며 “기후위기는 스포츠뿐 아니라 경제와 건강, 지역사회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노는 기후 변화가 IOC 내부나 캐나다 연방선거 모두에서 뒷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느껴왔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 행동은 모든 것이 잘될 때 하는 주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라며 긴박함을 강조했다.
The article is funded by the Government of Canada through the Local Journalism Initiative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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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라 기자 (press1@koreatimes.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