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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의사의 고백

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the cradle to the grave)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Nov 20 2025 02:54 PM

서광철(토론토)


서광철2.jpg

서광철(토론토)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의 구호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1942년 영국의 '베버리지(W.Beveridge)' 보고서에서 유래한 구호로, 탄생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국가가 국민의 삶 전반을 책임지는 완벽한 사회복지를 의미한다.

그 후, 이 구호는 근대사회 보장제도의 상징이 되었으며 영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회복지 정책에 모델(model)로서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나는 1974년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온 후, 온주 의료보험인 ‘OHIP(Ontario Health Insurance)’을 신청하면서 꿈에나 그려보던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구호가 그냥 환상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51년이 지나면서 가까운 가족을 포함해 많은 지인들이 이 세상을 하직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나 자신 나이가 80이 되어가지만, 그래도 캐나다인들은 어떤 병으로 아파서 죽더라도 의료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코비드-19'과 특히 금년들어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광란의 관세 전쟁의 휘둘림을 보며, 아무리 이상적인 정책을 가진 국가라 하더라도 포풀리즘에 빠진 '권위주의(Authoritarian)' 정치가에 정권이 주어지는 경우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예(例)1: 지난 11월10일(월), '토론토스타'는 세인트마이클스 의료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가정의(Family Physician) 단얄 라자(Danyaal Raza)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나는 타주에 있는 한 '사설 진료소’로부터 취업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취업 제안자의 여유로운 취업 환경 제안에 충격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가정의사(Family Physician)는 1,200명 정도의 환자 명단을 상대로 진료하게 되는데, 그들의 제안은 단지 500여 명의 환자만 돌보게 되며 연봉 또한 50만 달러를 지불한다는 파격적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그 오퍼는 그에게 꿈에나 그려보던 제안이였지만 그는 그 제안을 거절하였다.
그 이유는, 그 사설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별도로 최소한 1년에 4천 달러의 프리미엄을 지불하여야만 한다고 한다. 그는 국가 재원으로 이미 정부가 의료비를 지불하는데 진료비를 또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생각했다.
캐나다의 의료 봉사는 환자의 치료가 필요할 때 재산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 누구나 동일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대 책임으로 결속돼 있다.(환자의 입장에서 볼때, 내지 않아도 진료를 받을 자격이 있는데 사적인 혜택을 기대하고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그 일차 진료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결국은 공공기관의 정부 소속 병원에서 진료를 받게 된다). 

예 2: 지난 11월10일, 세계 보건기구(WHO)의 범미보건기구(The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는 30년간 '홍역(Measles) 청정국'이었던 캐나다의 자격을 박탈했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10월부터 홍역이 유행했으며, 올해 5천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되었는데, 그 대부분의 환자는 온타리오와 앨버타주에서 발생하였다. 맥매스터 전염병 교수였던 보우디시(Dawn Bowdish)는 첫째, 의료기금 삭감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백신 접종이 저조하였고, 둘째 가정의 부족으로 환자의 파악이 열악하였으며, 셋째 백신에 대한 불신이라고 지적하였다.

예 3: 지난 11월15일(토) 토론토스타에 의하면 온주 보수당 정부는 '숙련공 기술 장려 자금(Skills Development Fund)중 3,66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자금 책정 고과점수 50%이거나 그 이하인 26개 단체에 지급하였다고 폭로했다.
지난 2월 온타리오 주총선시 온주지역 목수협회(The Carpenters District Council of Ontario)의 리더들은 공개적으로 '온주 포드 보수당’ 지지 성명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다. 그 협회는 '고과 점수' 52%만 획득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400만 달러를 받아 최대 수혜단체로서 인정받게 된다. 지불 금액이 500만 달러 이상의 수혜 단체들에겐 데이빗 피치니(David Piccini) 장관의 개인 서명에 의해서만 지불되게 되어 있는데 특정 단체에 특별혜택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11월15일자 토론토스타는 그 외에도 여러 실례를 들어 특혜의 정황을 폭로하였다. 그러하다 할지라도, 온주 포드 주총리와 노동장관 피치니는 이 프로그램이 장려 자금의 제공으로 1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에게 혜택을 준 성공한 정책이라고 하였다.

오래전 1948년에 제작된 몽고메리 클리프트 주연의 2차대전 직후 베를린을 무대로한 '대공수작전(The Big Lift)'이란 타이틀의 영화를 보았는데, 점령군인 미군에게 독일 여성이 민주주의가 무엇을 뜻하냐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뜻밖의 질문을 받고 얼떨결에 그 미군은 "국민이 4년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정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어 선택권이 국민에게 주어진 제도"라고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그 선택권이 국민에게 주어진 민주주의 제도가 벼랑 끝으로 밀리고 있는 느낌이 요 근래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론이 결여된 경험에 의한 정책 수행은 맹목적일 수밖에 없다. 허나, 경험이 결여된 이론 정책은 지적 유희에 지나지 않는 말장난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투표장에서 포퓰리즘의 Authoritarian(권위주의)에 의해 선거날 붕괴될 수 있다. -스티븐 레비지키-(하버드 정치학 교수)
이론이 결여된 경험은 맹목적일 수밖에 없으나, 경험 없는 이론은 지적 유희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스타일의 즉흥적인 말들은, 경험이 철저히 배제된 말장난일 뿐이다. 왕도(王道)는 없다. 단지, 의료시설을 포함한 복지정책과 교육제도에 대한 미래 투자만이 사회보장 제도를 밑받침할 수 있다. 비록 그러한 정책이 투표장에서 외면받을지라도, 그것이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길(道)이다.

2025년 11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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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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