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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 전쟁 종전안 초안 공개

우크라 영토 양도·군 축소... 러시아 유리


  • 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 Nov 21 2025 09:36 A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마련한 계획 초안이 러시아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구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이 입수한 초안 내용에 따르면 이 계획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넘기고 키이우(Kyiv)의 군 규모를 제한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초안은 미국과 러시아 간 협의를 바탕으로 마련됐으며,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양보 요구를 거부해온 점을 고려하면 수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초안에는 별도의 부속 합의가 포함돼 러시아의 향후 ‘중대한 무력 공격’을 대서양 공동체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미국이나 유럽 동맹국의 군사 개입을 의무화하지는 않았다. 필요 시 안전 회복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종식을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한 합의라는 이유로 유럽 지도자들과의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초안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금지할 뿐 아니라 향후 나토 확장도 막는 내용을 담고 있어 나토를 위협 요소로 간주하는 모스크바의 숙원을 충족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다.

영토 문제 역시 러시아 측에 크게 유리한 방향으로 제시됐다. 초안은 동부 돈바스(Donbas) 지역 전체를 러시아가 확보하는 전제로 작성됐으며, 현재 약 14%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음에도 러시아가 전장을 통해 얻지 못한 이익을 미국이 협상을 통해 넘겨주는 방식이 포함됐다. 또한 우크라이나군 병력 규모를 현재 약 88만 명에서 60만 명으로 감축하는 방안도 명시됐다.

경제 제재 역시 완화될 여지를 뒀다. 초안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 체제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포함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뒤 이 모임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 계획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는 젤렌스키 대통령 측 핵심 참모인 루스템 우메로프(Rustem Umerov)와 협의를 진행했으며, 우메로프가 일부 수정을 반영한 뒤 대부분의 내용을 수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댄 드리스콜(Dan Driscoll) 육군장관은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초안에 대해 협의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양측이 전쟁 종식을 위한 계획 조항 검토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초안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로 임명됐던 키스 켈로그(Keith Kellogg)는 내년 1월 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백악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로그 특사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정권 이양기 때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로 임명됐으나 위트코프가 푸틴 대통령 측과의 핵심 창구로 떠오르면서 역할이 축소됐다.

 

화면 캡처 2025-11-21 093536.png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우크라이나 종전 초안이 러시아에 유리한 조항을 담아 국제적 반발을 불러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댄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오른쪽)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도실

 

초안은 러시아가 향후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제공하는 것으로 제시됐으며 미국 정부는 이를 양보로 평가했다. 아울러 동결된 러시아 자산 1천억 달러를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입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영토 양도는 우크라이나에서 극도로 비인기 정책이며 우크라이나 헌법상 불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부정해왔다. 이에 더해 러시아는 자포리자(Zaporizhzhia)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절반을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받는다.

초안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감독하는 ‘평화위원회(Peace Council)’ 구성을 포함했다. 이는 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해결 계획에서 사용한 구상을 차용한 것으로 휴전 위반 시 제재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돈 베이컨(Don Bacon)은 이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하며 1938년 뮌헨 협정에 비유했다.

계획 작성 과정에는 국무부의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과 위트코프 특사가 관여했으며 푸틴 대통령 측근 키릴 드미트리예프(Kirill Dmitriev)가 초안 마련에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비트(Karoline Leavitt)가 밝혔다. 유럽 외교관들은 해당 초안이 알려지자 당혹감을 드러내며 자신들과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협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U의 카야 칼라스(Kaja Kallas)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를 시작하며 초안이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우려를 표했다.

독일의 요하네스 바데풀(Johannes Wadephul) 외무장관은 위트코프 특사 및 튀르키예의 하칸 피단(Hakan Fidan) 외무장관과 통화해 종전 방안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흐리스티나 하요비시나(Khrystyna Hayovyshyn) 유엔 차석대사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초안을 공식 수령했으며 협조적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서도 영토와 주권, 군사력 제한에 관한 레드라인을 분명히 했다.

초안 보도가 처음 전해진 것은 미국 뉴스 웹사이트 악시오스(Axios)였으며, 유럽 각국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초안 내용 일부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돈바스 지역을 대부분 러시아가 차지하는 방식으로 분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올해 들어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의 후속 회담 계획도 실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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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련 기자 (press3@korea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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