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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광철 시사평론】종전(終戰)이라는 이름의 전차(戰車)
우크라도 한국전 때처럼 휴전 강요받아
- 캐나다 한국일보 편집팀 (public@koreatimes.net)
- Nov 26 2025 03:34 PM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파스칼)
만약 "1492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100년 뒤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한다면 전혀 관계가 없는 두 가지 사실을 연결시킨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서광철(토론토)
하지만 역사는 우연한 사건의 점철이라 할 수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코'의 비유는 역사가 우연한 사건에 의해서 지배될 수 있다는 ‘우연사관’의 대표적인 예다.
콜럼버스는 1492년 8월3일 스페인을 떠나 그해 10월12일 지금의 바하마 제도에 도착한다.
그는 기존의 개념과는 다르게 지구는 둥글고 바다 서쪽 끝에는 낭떠러지가 아닌 중국이나 인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왜 육로 '실크로드' 대신 바다를 항해, 인도로 가려고 생각하였을까?
15세기 유럽은 '실크로드’를 통하여 들어온 인도나 중국산 비단이나 향신료 등이 큰시장을 형성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이스탄불(전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실크로드’를 통한 교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로가 아닌 해로를 찾았는데 그 선두 주자가 콜럼버스였다. 그러나 그는 신대륙을 인도로 착각, 그곳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한편 이 발견에 자극받아 '대항해 시대'를 개척한 또 다른 탐험가가 있었다.
포르투갈의 ‘바스코 다 가마’이다. 그는 유럽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선회하여 인도에 도착하는 신항로를 개척했다.
그는 일본에 장총을 전달했는데 그 총이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 하여 일본서는 이를 ‘조총(鳥銃)’이라고 불렀다. 총을 입수한 일본은 이를 대량 생산해서 대규모 조총부대를 결성, 마침내 1592년 한국을 침략했다. 바스코의 인도 항로 개척이 일본의 조선침략을 도운 것이다.
서세동점, 이 말은 서양이 동양을 지배한다는 뜻으로 밀려드는 서구 세력의 위세와 열강을 의미한다. 그런데 극동에서는 유독 일본만 서구세력과 더불어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일본인 자신도 스스로를 ‘동양의 영국’이라 자처하며 주변국가들을 폄하하다가 종국에는 이웃 한국과 중국을 침략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열강 세력도 아시아 국가를 평가할 때는 대한민국을 ‘해뜨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 혹은 ‘은둔의 나라’, 중국을 ‘잠자는 호랑이'라고 표현한 반면 일본은 ‘떠오르는 태양의 나라’라고 차별적으로 표현했다. 그 떠오르는 태양의 나라 일본은 임진왜란 후 정확히 318년 후, 1910년 한국을 송두리째 손아귀에 넣었다. 그리고 2차대전이 있었다.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11월, 카이로에서 미국의 루즈벨트, 영국의 처칠, 중국 장개석의 3자 회담이 있었다. 소련의 스탈린이 빠진 그 회담에서는 한국 독립이 거론되었으며 1945년 7월 세 거두가 다시 만났을 때 한국을 독립시킨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일본 항복 후 누군가가 한국을 일본으로부터 떠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사실은 한국인은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우랄 알타이족' 계통으로서 한국인만의 독특한 관습과 생활양식을 가진 독립된 민족이라는 것이었다.
미국과 소련은 한국의 종주권을 쥐고 있었던 일본의 항복을 받아들인다는 구실 아래 38선으로 군대를 이동시켰고 한반도는 소련의 사주를 받은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전쟁터가 됐다. 그날이 1950년 6월25일이었고, 7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잊혀져 가는 전쟁의 희생양으로서 분단 국가로 남았다.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국에 가서 반드시 한국전쟁을 끝낼 것이다." 1952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아이젠하워는 대선 공약으로 한국전쟁의 종결을 내걸었다. 한국전쟁은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가 없었던 전쟁이었고 '아이크’는 이 공약으로 20여년 민주당의 아성이었던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72년 후,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로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2025년 1월 취임 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했다.
그의 공약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을 중단하는 것과 더불어 그 영토 일부를 준다는, 다분히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들이었다. 거의 1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제안한 28개 조항으로 된 평화 구성안은 종전의 내용과 유사, 동부 돈바스 지역 등 점령지 대부분을 러시아에 넘기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캐나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은 반대한다고 공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전쟁은 많은 피를 흘렸고 엄청난 물질 손실도 초래했다. 또한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이었다. 공산주의가 먼저 전쟁을 도발하였으니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하였고 미국이 이끄는 자유진영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쟁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휴전을 선택했다.
이제 다시 우크라이나에서 한국과 비슷한 종전이 거론되고 있다. 그것도 침략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트럼프는 종전을 강요(?)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희생된 우크라전쟁 인명피해는 누가 보상 해주나? 인류는, 한국전쟁에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했다. 그래도 후세의 역사가 '침략자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밝혀주길 기대해 본다.
(2025년 마지막 한 달을 남겨두고 11월24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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