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핫뉴스
  • 부동산·재정
  • 이민·유학
  • 문화·스포츠
  • 주간한국
  • 오피니언
  • 게시판
  • 기획기사
  • 업소록
  • 지면보기
  • 광고문의
  • 기사제보
  •     Tel: (416) 787-1111
  •     Email: public@koreatimes.net
  • LOGIN
  • CONTACT
  • 후원
  • 기사검색
  • LOGIN
  • CONTACT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HotNews "이번 겨울엔 카리브해역 안 간다"
  • HotNews 중국산 전기차, 캐나다시장 뒤흔드나
  • RealtyFinancing 토론토 아파트 월세 2년간 11.8%↓
  • HotNews 웨스트젯, 좁은 좌석 도입 철회
  • HotNews 연방항소법원 "비상사태법 발동 부당"
  • HotNews 핀치 웨스트 경전철 왜 이러나
  • HotNews 尹 징역 5년 선고
  • HotNews 재외동포청 이전 논란 확산
  • Feature K마트 갤러리아의 꿈은?
koreatimes logo
  • 지면보기
  • 핫뉴스
  • 문화·스포츠
  • 주간한국
  • 이민·유학
  • 부동산·재정
  • 자동차
  • 오피니언
  • 게시판
  • 업소록
  • 후원
  • 기사검색

Home / 오피니언

연장다운 연장

수필이 있는 뜨락(13)


  •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Nov 26 2025 05:35 PM


만두를 빚으려고 준비한 속이 큰 양푼에 가득 담겨 있었다.

“이 많은 걸 언제 다 하지?”

온 가족이 둘러앉아 부지런히 손을 놀리는 동안, 나는 찬장 속 접시와 사발, 종지를 꺼내어 ‘만두 찍는 도구’를 만들기에 열중했다.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마침내 일종의 만두 틀을 완성했다. 모양은 일정하게 잘 나왔지만, 문제는 손으로 빚는 것보다 빠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설거지만 늘린다며 어머니와 아내의 타박을 들었고, 그 엉성한 만두 틀은 이후 명절마다 단골 웃음거리가 되었다.

 

adobestock_432912107_.jpg

Adobe Stock

 

나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늘 효율적인 방법을 먼저 찾는 편이다. 요리를 할 때는 칼부터 갈고, 산책을 나설 때도 튼튼한 등산화를 신는다. 개미 집단에서 개미들이 맡은 역할이 다르듯, 나 또한 ‘도구를 먼저 챙기는 사람’으로 정해져 있는 듯하다. 연장에 대한 이 기호는 오래전부터 즐겨온 목공에서 비롯되었다.

취미로 목공을 시작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연장이 있으며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DIY 동호회, 유튜브 영상, 전문 서적이 흔하지만, 80년대 한국의 대형 서점을 다 뒤져도 제대로 된 안내서를 찾기 힘들었다. 외국 서적은 손에 넣기조차 어려웠고, 내가 구한 책은 기능직업학교에서 만든 비매품 교재 한 권이 전부였다.

이민 와 처음 들른 홈디포는 나에게 근사한 놀이터이자 발견의 공간이었다. 목재 코너를 지나며 스프러스 향이 코끝을 간질였고, 편백 향이 깊숙이 스며들었다. 알지도 못했던 수많은 연장을 마주할 때마다 매혹적인 상대를 만난 듯 설렜다. 직원들은 모르는 것을 친절히 알려주었고, 작업 순서와 재료 선택을 돕는 전문 서적도 진열돼 있다. 페인트 안내서 첫 장에서는 ‘칠할 공간의 채광량’을 묻는다. 같은 색이라도 햇빛의 양에 따라 전혀 달라 보인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우리가 보는 것은 색이 아니라 빛”이라고 쉽게 설명한다. 나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홈디포에 들러 새 연장과 자재의 흐름을 살피곤 한다.

북미 연장을 쓰며 흥미로운 차이도 발견했다. 한국의 대패와 톱은 당길 때 잘리지만, 북미 것은 밀어낼 때 잘린다. 숟가락질 방향이 동서양에서 다른 것처럼, 연장에도 문화가 담겨 있는 셈이다. 밀어 자르는 방식은 체중을 실어 힘을 쓰기 좋아 효율적이지만, 당겨 자르는 방식은 섬세하고 정밀하다.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지만, 나는 여전히 한국식 연장에 마음이 더 간다.

 

 

adobestock_563292245_.jpg

Adobe Stock

 

손에 익은 연장을 잃거나 망가뜨리면 허전함이 오래간다.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무엇을 잃은 듯한 상실감 때문이다. 조선 시대 유씨 부인이 아끼던 바늘을 부러뜨리고 ‘조침문(弔針文)’을 올리며 “오호통재”라 한 것도 그런 마음이었으리라. 아무리 좋은 연장이라도 끝내 닳아 사라지기 마련이다. 일본 궁궐 목수의 말처럼, 진정한 좋은 연장은 대를 이어 물려주기 어렵다. 오래도록 아낌없이 쓰다 보면 결국 사라지기 때문이다. 닳아 없어지는 그 과정 자체가 연장의 소명이다.

무딘 톱으로 계속 톱질을 하면 고통만 크다. 링컨이 “나무를 자를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날을 가는 데 45분을 쓰겠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제대로 된 연장은 예리한 푸른 빛을 머금어야 한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기회조차 위기로 바뀔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연장이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사람이다. 셰프는 칼을 잡는 법만 봐도 실력을 안다고 하듯이, 목수는 못을 때리는 소리만 들어도 숙련도를 알 수 있다.

목공에서 자주 쓰는 테이블 톱은 필요할 때마다 날을 갈아주어야 한다. 새 날로 갈고 전원을 넣으면 돌아가는 모터 소리 사이로 날이 세워진 소리가 들린다. 예리한 날은 회전할 때 가느다란 휘파람 소리를 낸다. 톱날이 가르는 바람 소리를 놓치지 않는 것은 목수가 지녀야 할 연장 같은 감각이다. 연장을 악기처럼 연주하고 느끼는 사람이 그 연장의 진정한 주인일 것이다.

사람도 오감과 인식의 신호체계가 작동하는 연장인지 모르겠다. 아낌없이 갈아 옅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세상을 마주해야 할 그런 연장.

 

문인협회-홍성철.jpg

 

0배너광고_대표_겨울.png

www.koreatimes.net/오피니언

미디어1 (media@koreatimes.net)

  • 캐나다 한국일보
  • 리쏘 (Lisso) 안마의자

댓글을 달아주세요

댓글운영원칙
'댓글'은 기사 및 게시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온라인 독자들이 있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 원칙을 적용합니다.

1. 댓글삭제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 하겠습니다.
  1. 1) 타인에 대한 욕설 또는 비판
  2. 2) 인신공격 또는 명예훼손
  3. 3) 개인정보 유출 또는 사생활 침해
  4. 4) 음란성 내용 또는 음란물 링크
  5. 5) 상업적 광고 또는 사이트/홈피 홍보
  6. 6) 불법정보 유출
  7. 7) 같은 내용의 반복(도배)
  8. 8) 지역감정 조장
  9. 9) 폭력 또는 사행심 조장
  10. 10) 신고가 3번 이상 접수될 경우
  11. 11) 기타 기사 내용과 관계없는 내용

2. 권한제한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 드립니다.

아래의 기사를 추천합니다

기사제목 작성일
수영복 입은 일기 11 Dec 2025
그리움을 키우는 공항 대합실 03 Dec 2025
연장다운 연장 26 Nov 2025
불청객과의 동거 20 Nov 2025
어쩔 수가 없구나 12 Nov 2025
이제야 알겠다 05 Nov 2025

카테고리 기사

adobestock_238670469_.jpg

아버지의 잔영

14 Jan 2026    0    0    0
화면 캡처 2026-01-14 160434.png

이제 캐나다도 루비콘강을 건너려나?

14 Jan 2026    0    0    0
screenshot 2026-01-12 at 2.21.06 pm.png

대통령의 외국여행과 아부족?

10 Jan 2026    0    1    0
006a1565-8fc2-417f-b14d-99607cfc5a09.jpg

휠체어의 역사

08 Jan 2026    0    0    0
ㅊㅁ.jpeg

“추운 날 스태프에 장갑 건네고, 어려운 액션 매일 연습하시던 분”

08 Jan 2026    0    0    0
adobestock_791850116_.jpg

길 잃은 자

08 Jan 2026    0    0    0


Video AD



오늘의 트윗

screenshot 2026-01-12 at 2.21.06 pm.png
Opinion
대통령의 외국여행과 아부족?
10 Jan 2026
0



  • 인기 기사
  • 많이 본 기사

화면 캡처 2026-01-06 152456.png
HotNews

퀘벡 아파트, ‘얼음성’으로 변하다

06 Jan 2026
0
cra cp통신.png
HotNews

국세청, 103억 불 회수 추진

31 Dec 2025
0
스크린샷 2025-12-29 133734.png
HotNews

캐나다인 10명 중 7명, 국내생산 차 선호

29 Dec 2025
0
adobestock_216934238_.jpg
RealtyFinancing

미리 준비하는 2026년 절세 가이드

31 Dec 2025
0
화면 캡처 2026-01-13 101716.png
Immigration

"캐나다서 학비·생활비 8만 불 썼는데"

13 Jan 2026
1
thumbnails_amenida2.jpg
Feature

“언젠가 모두 이곳에 와야 해요”

26 Dec 2025
0
화면 캡처 2026-01-06 152456.png
HotNews

퀘벡 아파트, ‘얼음성’으로 변하다

06 Jan 2026
0
동포청.jpg
HotNews

동포청, 복수국적 연령 65세→50세 추진

19 Dec 2025
0


500 Sheppard Ave. E. Unit 206 & 305A, North York, ON M2N 6H7
Tel : (416)787-1111
Fax : (416)781-8434
Email : public@koreatimes.net
광고문의(Advertising) : ad@koreatimes.net

캐나다 한국일보

  • 기사제보
  • 온라인지면 보기
  • 핫뉴스
  • 이민·유학
  • 부동산·재정
  • 주간한국
  • 업소록
  • 찾아오시는 길

한인 문화예술 연합

  • 한인문인협회
  • 한인교향악단
  • 한국학교연합회
  • 토론토한인회
  • 한인여성회
  • 한인미술가협회
  • 온주한인실협인협회

한인 공익 네트워크

  • 홍푹정신건강협회
  • 생명의전화
  • 생태희망연대

공공 정부기관

  • 토론토총영사관
  • 몬트리올총영사관
  • 벤쿠버총영사관
  • 캐나다한국대사관
  • KOTRA
  • 민주평통토론토
  • 재외통포협력센터

The Korea Times Daily 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The Korea Times Daily All rights reserved